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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참상

등록일 2023-10-19 19:53 게재일 2023-10-2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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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래수필가·시조시인
김병래수필가·시조시인

매스컴이 연일 전쟁의 참상을 보도하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전쟁이 끝나지 않은 가운데,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무장세력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하고 대규모 포격을 가하면서 새로운 전쟁이 발발했다. 이스라엘도 즉시 전쟁을 선포하고 응징에 나서서 현재까지 수많은 사상자와 난민이 발생한 상황이다. 그런 처참한 광경이 자연재해가 아니라 인간들이 스스로 자행한 것이라는 사실이 절망스럽다.

지구상에서 전쟁을 하는 동물은 인간과 개미뿐이라고 한다. 개미들의 전쟁이야 단순히 생존을 위한 본능에 따른 것이겠지만, 인류가 전쟁을 하는 이유와 목적과 수단은 복잡다단하다. 그만큼 구실과 핑계가 많다는 뜻이다. 인류의 역사가 온통 전쟁사인 것만 보아도 인간들이 얼마나 호전적인 동물인지를 알 수 있다. 전쟁으로 영토와 세력을 넓혔던 시기를 가장 자랑스러운 역사로 치부하는 건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일 터이다. 알렉산더, 칭기즈칸, 나폴레옹 같은 정복자들을 위대한 영웅으로 칭송하는 심리에는 그런 호전성이 있는 게 아니겠는가.

자국의 이익을 위해 남의 나라를 침략한다는 것은 결코 용인할 수 없는 범죄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그렇다. 전쟁이란 결국 삶의 터전을 파괴하고 인명을 살상하는 것일진대, 무슨 명분으로든 정당성을 가질 수는 없는 일이다. 이번 하마스의 이스라엘 포격 역시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잘 알면서도 저지른 일이라는데 경악을 금할 수 없다. 결과야 어떻게 되던 먼저 타격을 가하고 보자는 테러집단의 심리가 그대로 드러난 것이라 할 수 있다.

당사국이 아니라고 침공을 당한 나라가 보복에 나선 것을 두고 뭐라고 할 수는 없는 일이다. 다만 아무런 악의도 없는 어린아이들까지 무차별 학살되는 실상에 대해서는 참담함을 누를 길 없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그런 전쟁의 참상을 먼 산의 불 구경하듯 바라볼 수는 없는 처지다. 6·25전쟁의 상처가 아직 다 가시지도 않았거니와 대놓고 핵무기로 위협하는 북한과 대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북한의 뒤에는 중국과 러시아가 버티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가 경제발전에 매진할 수 있었던 것은 믿는 구석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두 말 할 것도 없이 세계 최강국인 미국을 동맹으로 둔 것이 그것이다. 일찍이 한미동맹을 이끌어낸 이승만 대통령은 그것 하나만으로도 역사에 길이 남을 업적을 이룬 것이다.

국가 간 힘의 균형이 무너지면 전쟁의 위험에 놓이게 된다. 그래서 힘이 약한 나라들은 서로 연합을 하거나 동맹을 맺어서 평화와 안정을 도모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가 6·25전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도 UN군이라는 미국을 위시한 자유우방국들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적극 가담한 한미일 공조 강화도 국가의 안위를 더욱 공고히 하는 일이었다. 아직도 반미를 외치고 반일감정을 부추기면서 체제전복의 기회를 노리는 반국가 세력들이 상존하고 있다는 사실에 참으로 개탄과 우려를 금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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