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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험지 출마론 점화… TK 중진 냉가슴

고세리기자
등록일 2023-10-09 19:45 게재일 2023-10-1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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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3선 하태경, 서울 출마 선언<br/>주호영·윤재옥·김상훈 등 ‘타깃’<br/>“3명 차출하면 지역 힘빠져” 반론

내년 총선을 앞두고 3선 중진 국민의힘 하태경(부산 해운대갑) 의원이 서울 출마를 선언하면서 여당 지도부 및 중진 의원들의 수도권 험지 출마론이 도마에 올랐다. 총선을 6개월 남겨둔 가운데 중진 의원들의 거취를 두고 ‘수도권 차출론’이 재점화되는 양상이다. 하 의원의 지역구인 부산·경남(PK)은 물론 국민의힘 텃밭인 대구·경북(TK)지역의 현역 의원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관련기사 3면>

하 의원은 지난 7일 기자회견을 통해 “부산을 떠나 서울에 출마하겠다”며 “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 나의 정치적 기득권을 내려놓겠다”고 선언했다.


하 의원의 이번 서울 출마 선언으로 당 내부에서는 응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김기현 대표는 지난 8일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유세 도중 기자들과 만나 하 의원의 서울 출마 선언에 대해 “하 의원의 결단을 높이 평가한다”며 “살신성인의 정신으로 서울 쪽에서 당에서 지정하는 곳에 출마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선거를 6개월 앞둔 시점에서 영남권 중진으로서는 하 의원이 처음 수도권 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국민의힘의 ‘총선 판짜기’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TK에는 5선의 주호영 (대구 수성갑), 3선의 윤재옥(대구 달서을)·김상훈(대구 서) 의원이 수도권 험지 출마론 대상이다. 이들 모두 지역구 출마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도부 핵심인 윤 원내대표의 경우 울산이 지역구인 김기현(4선) 대표와 함께 ‘선당후사(先黨後私)’를 위한 수도권 출마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오는 11일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수도권 위기론이 불거지면서 공천혁신 등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는 동시에 지도부의 수도권 차출설도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진행자가 다른 중진들도 수도권 출마를 선언할 것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내년 총선에 대한 위기감이 높아지고 어떻게든 총선에서 공천 혁신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높아지면 이런 분들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당장 그런 바로미터가 될 수 있는 게 강서구 보궐선거이기 때문에 결과가 그런 부분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


TK의원에게는 상당히 불편한 얘기다.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에 ‘기득권 포기’ 분위기가 형성되면 TK의원들이 집중 타깃이 될 수밖에 없다. 특히 TK지역 재선 이상 의원들의 수도권 차출설이 흘러나오는 것도 그 연장선상이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무작정 험지로 출마하라고 요구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주장도 나온다. 험지에 도전할만한 지명도가 없는 경우도 있고, 지난 총선에서 중진들의 수도권 차출을 밀어붙였으나 결과가 신통치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지역 정가에서는 3선 이상이 14명에 달하는 PK와 비교했을 때 중진 의원 숫자가 현저하게 적어 지역에 힘 있는 중진이 필요하다는 불만도 나온다. 지역의 한 초선 의원은“대구말고 경북만 봐도 초·재선 의원들 밖에 없는데 그렇지 않아도 적은 중진 의원들을 차출하고 나면 TK는 힘이 빠진다. 상임위원장 배출도 힘들다. 내보내지만 말고 영향력있는 중진 의원을 더 키워야 되지 않겠느냐”라고 비판했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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