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어제(20일)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대한민국 순위가 여덟 단계나 하락한 것은 ‘정치문화’ 점수 때문이라며, 야당 책임이 크다고 주장했다”며 “대한민국 정치문화가 이렇게 망가지기까지,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의 책임이 없다고 말할 수 있나”라고 되물었다.
이어 “대통령의 지난 광복절 경축사는 박정희의 ‘5·16 혁명포고문’을 쏙 빼닮은 ‘이념전쟁 선전포고문’이었다”며 “공산 전체주의와 싸우겠다면서, 야당과 시민단체, 노동계 등, 정치적 반대자들을 ‘반국가세력’으로 지목했다. 매카시즘 광풍에 홍범도 장군까지 사상검증의 제물이 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는 민주정치의 근본인 삼권분립을 무너뜨리고 있다”며 “시행령 통치, 거부권 통치로 국회를 무력화했다”고 날을 세웠다. 또 “장관들에게 국회와 싸우라고 부추기고, 절대 청문회를 통과할 수 없는 부적격 내각 후보자들을 보란 듯이 내세우며, 입법부를 노골적으로 무시하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도 내각과 집권 여당은 제 목소릴 내기는커녕 충성경쟁, 공천경쟁에 여념이 없다. 이것이 정치 회복을 호소하는 태도가 맞나”라고 꼬집었다. 배 원내대표는 “우리는 정치 실종을 넘어 정치 멸종의 시대를 보고 있다”며 “국정의 책임자는 정부·여당이다. 민생위기가 위험수위에 이르렀다는 신호가 여기저기서 울리고 있는데 어떻게든 활로를 풀겠다는 포부는 조금도 보이지 않고, 어떻게든 지지 않겠다는 옹졸함만 가득한 모습”이라고 탄식했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