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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창립 55년 만에 첫 파업 위기

이부용 기자
등록일 2023-09-06 20:18 게재일 2023-09-07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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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기본급 13.1% 인상·조합원 자사주 100주 지급 등 86건 요구<br/>사측 요구 수용시 1조6천억 소요 “과도”… 힌남노 등 악재 부담도

포스코가 흔들리고 있다. 창립 55년 만에 노조의 첫 파업이라는 ‘카드’를 두고 사측은 교섭 복귀를 요청했다.

포스코 노조는 6일 광양의 호텔에서 임시 대의원대회를 개최하고 쟁의대책위원회 출범과 쟁의발생 결의 등 안건을 의결했다. 노조는 대의원 52명이 쟁의 발생에 찬성했고 41명이 반대했다.


이에 따라 포스코노조는 앞으로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하고 쟁의행위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할 예정이다.


포스코 노조는 △기본급 13.1% 인상 △조합원 대상 자사주 100주 지급 △목표달성 성과급 200% 신설 △조합원 문화행사비 20억 원 지원 등 총 86건을 요구했다.


노조는 투쟁결의문을 통해 “포스코노동조합은 힌남노 태풍으로 포항제철소가 잠겼을 때 회사를 살려야 한다는 일념 아래 모든 조합원이 초인적인 힘을 발휘해 135일 만의 기적을 이뤘지만 사측은 임단협에서 불성실한 태도를 보였다”며 “성의 있는제시안을 갖고 올 때까지 단결해 대응할 것을 결의한다”고 밝혔다.


포스코노조는 이어 7일 오후 포항 본사 앞 도로에서 똑같이 쟁대위 출범식을 한다.


노조 관계자는 “쟁대위 출범은 쟁의행위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대내외에 알리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사측은 노조의 요구가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이날 포스코에 따르면 노조의 요구안을 모두 수용할 경우 추가로 소요되는 비용은 1조6천억 원이다. 1인당 9천500만원 인상을 요구하는 것이다. 2022년 공시기준 포스코 직원 평균 연봉은 1억800만원이다.


포스코는 이 상황이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지난해 태풍 힌남노로 인해 포항제철소가 침수돼 2조원에 달하는 사상 초유의 피해를 입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절반수준으로 줄었다. 지난 2022년 9월부터 2023년 1월까지 5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대내외 경영 여건도 악화됐다. 지난 1월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했다. 허리띠를 졸라맨 것이다.


사측은 20차 교섭에서 노조의 요구사항 중 38건에 대한 제시안을 내놨다. 임금인상률 등은 차기 교섭에서 제시하겠다는 방침을 전달했다. 노조는 교섭결렬을 선언했다. 회사가 임금인상률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이유다.


포스코는 노조의 일방적인 교섭결렬 선언에도 불구하고 교섭복귀를 요청했다. 지난달 28일과 31일, 2차례 공문을 보냈다. 이어 지난 1일 사측 교섭대표가 노조사무실을 방문해 복귀를 설득했다. 지난 4일에는 부회장 명의의 노사간 소통을 촉구하는 서한을 전직원에게 발송했다.


포스코 파업 소식이 알려지자 시민들은 우려를 표했다.


시민 A씨(54)는 “작년 이맘때만 해도 노사가 단결하는 모습으로 ‘복구 기적’을 보여줬었는데 1년 만에 이렇게 되니 안타깝다”라며 “포스코의 애사심을 보고 부러운 마음도 있었는데 지금의 모습은 조금 놀랍다”고 말했다. 이어 “다시 한번 포스코의 하나된 모습을 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부용 기자 lby1231@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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