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희
유리창에 비친 내 모습이 창밖의 그녀와 걸어간다
첫사랑처럼 가까이 있으면서도 투명했던
말하지 못했던
유리창 밖으로 봄날 꽃이 피고
지나간 사랑이 유리창처럼 투명하다
가까이 있어도 창밖의 사람처럼
투명하게 바라본다
밖에는 꽃이 핀다
창밖의 그녀가 꽃 속에 있다
시평“가까이 있”는 사람이 있다. 아내 같은 이. 시인은 유리창을 통해 살아온 과거를 들여다본다. “그녀와 걸어간” 시간이 창밖에 펼쳐진다. 그리고 “지나간 사랑이 유리창처럼 투명”한 사랑이었으며, 그녀는 “가까이 있으면서도 투명했던” 이였음을 깨닫는다. 투명한 사랑은 갓 피어난 꽃과 같은 첫사랑. 그녀와 함께 한 시간 내내 첫사랑은 가까이 있었던 것. 하여, 시인은 그녀가 첫사랑의 “꽃 속에 있”음을 발견한다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