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오늘날, 잠언의 바다 위를 나는

등록일 2023-08-17 18:15 게재일 2023-08-18 18면
스크랩버튼
황지우

새는 자기 몸을 쳐서 건너간다. 자기를 매질하여 일생일대의 물 위를 날아가는 그 새는 이 바다와 닿은, 보이지 않는, 그러나 있는, 다만 머언, 또 다른 연안 (沿岸)으로 가고 있다.

잠언을 품은 바다의 광경. 그 광경은 바다 위를 나는 새가 완성한다. 저 새는 “자기를 매질하여” 저기 바다와 바다 너머 사이의 수평선을 횡단하고 있다. 바다 너머에는, 여기서 보이지는 않지만 다른 연안이 분명히 존재하리라. 새는 다른 세계의 연안으로 “자기 몸을 쳐서 건너간다.” 이 모습은 그 자체가 삶의 잠언이다. 시인은 저 새처럼 저 너머 연안으로 가기 위해 자신을 더욱 매질해야 한다고 생각했으리라. <문학평론가>

이성혁의 열린 시세상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