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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천 이재민 만난 尹대통령 “정부가 다 복구해 드리겠다”

정안진 기자 · 이창훈 기자 · 박형남 기자
등록일 2023-07-17 20:19 게재일 2023-07-18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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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마가 할퀸 경북… 수해 긴급 복구 총력<br/>귀국하자 바로 중대본 회의 주재 후 헬기 타고 수해 현장 방문<br/>임시거주 마을회관 할머니 손잡고 “얼마나 놀라셨느냐” 위로<br/>특별재난지역 선포 등 피해 복구·지원 정책수단 총동원 지시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오전 집중호우로 산사태 피해를 본 예천군 감천면 벌방리를 찾아 이철우 도지사 등 관계자와 함께 상황을 살펴본 후 신속한 실종자 수색과 복구를 당부하고 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오전 집중호우로 산사태 피해를 본 예천군 감천면 벌방리를 찾아 이철우 도지사 등 관계자와 함께 상황을 살펴본 후 신속한 실종자 수색과 복구를 당부하고 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오전 집중호우로 산사태가 발생한 예천군 감천면을 찾아 이재민을 위로했다. 윤 대통령이 찾은 감천면 마을은 마을 초입부터 안쪽까지 약 500m에 걸쳐 민가, 창고 등 대부분 시설이 토사로 휩쓸려 무너지거나 부서진 지역이다. 83가구 143명이 살던 마을에서는 주택 30호가 이번 산사태에 휩쓸려 가거나 무너졌고, 2명이 실종됐다.

6박 8일 간의 유럽 순방을 마치고 이날 오전 귀국한 윤 대통령은 광화문 정부청사에서 ‘집중호우 대처 중앙재난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주재한 후 곧바로 헬기틀 타고 수해 지역인 예천을 찾았다.


녹색 민방위복과 운동화를 신은 윤 대통령은 마을 안쪽으로 걸어 들어와 김학동 예천군수와 이영팔 경북소방본부장으로부터 피해 상황 및 인명구조 상황에 대한 브리핑을 들었다. 현장 피해 상황 브리핑 판에는 건의 사항으로 ‘피해가 극심하므로 특별재난지역으로 우선 선포 요망’이라고 적혀 있었다.


윤 대통령은 브리핑 직후 진창길을 걸으며 수해를 입은 마을을 둘러봤다. 먼저 한 민가를 방문한 뒤 집을 덮친 토사를 퍼내고 있는 주민들을 만나 “수고가 많다”고 말했다. 특히 길가를 따라 쌓인 바위와 토사를 가리키며 “쏟아져 내려온 거구먼. 저 위에서 이런 것들도 쏟아져 내려온 것이냐”고 물었다.


윤 대통령은 또 산사태에 휩쓸려 뒤집어진 자동차를 보고 현장에 동행한 참모들에게 “나만 찍지 말고 주변(현장)을 모두 찍어 놓으라”고 했고, 민가 복구 중인 경찰들과 제방을 보수 중인 군 장병들에게는 “수고가 많으십니다”라는 격려 인사를 보내기도 했다.


이어 이재민 임시거주시설로 사용 중인 벌방리 노인복지회관을 찾은 윤 대통령은 80∼90대 할머니 20여명을 만났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아이고, 아이고, 얼마나 놀라셨느냐”며 말을 꺼냈다. 한 할머니는 바닥에 앉은 윤 대통령 손을 잡으며 울먹였다.


윤 대통령은 “저도 어이가 없다”며 “해외에서 산사태 소식을 듣고 그냥 주택 뒤에 있는 그런 산이 무너져 민가를 덮친 모양이라고 생각했지, 몇백t 바위가 산에서 굴러내려 올 정도로…이런 것은 저도 지금까지 살면서 처음 봤다. (다들) 얼마나 놀라셨겠느냐”고 했다.


윤 대통령은 “좁고 불편하겠지만 조금만 참고 계셔달라. 식사 좀 잘하시라”며 “정부가 다 복구해 드리겠다. 너무 걱정하지 마시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그는 “제가 올라가서 잘 챙겨서 마을 복구할 수 있게 조치하겠다”고 했다. 한 할머니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하자 윤 대통령은 “정부에서 다 해야 할 일이니 기다려 달라”고 재차 당부했다.


이에 앞서 윤 대통령은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며 “특별재난지역 선포 등 정책 수단을 모두 동원해 후속 조치를 신속하게 추진하라”고 지시하고 “복구 작업과 재난 피해 지원 역시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위험 지역 진입 통제와 선제적 대피를 작년부터 거듭 강조하고 있지만 현장에서 재난 대응의 기본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국민의 안전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그 지역이 위험해질 수 있는 상황이 되면 선제적으로 판단해 빨리 안전한 지역으로 이동·대피시켜야 하고, 교통 통제, 출입 통제를 시켜서 위험 지역으로는 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인명 피해를 막는 기본 원칙이라는 것은 다 알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진 회의에서도 “지금 제일 중요한 것은 인명 피해를 막고 최소화하는 것”이라며 “국민 안전을 담당하는 공무원들은 집중호우가 올 때 사무실에 앉아만 있지 말고 현장에 나가서 상황을 둘러보고 미리미리 대처하라”고 지시했다.


/정안진·이창훈·박형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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