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원
내 몸의 사방에 플러그가
빠져나와 있다
탯줄 같은 그 플러그들을 매단 채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온다
비린 공기가
플러그 끝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곳곳에서 사람들이
몸 밖에 플러그를 덜렁거리며 걸어간다
세계와의 불화가 에너지인 사람들
사이로 공기를 덧입은 돌들이
둥둥 떠다닌다
현대는 인간과 기계의 결합이 이루어진 시대다. 스마트폰이 없으면 부모 잃은 아이처럼 불안해하는 우리의 모습을 보라. 기계가 부착되어야 살 수 있는 인간 아닌가. 시에 따르면, 플러그는 탯줄과 같다. 사람들은 전원을 얻기 위해 거리에서 “플러그를 덜렁거리며 걸어”가고 있다. 시인은 그 전원이 “세상과의 불화”에서 나온다고 말한다. 이제 인간은 사람들보다는 기계와 결합하는 데서 삶의 에너지를 얻기 때문이리라.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