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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의 SNS정치

등록일 2023-03-09 19:20 게재일 2023-03-1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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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봉 대구지사장
홍석봉 대구지사장

얼마 전 이문열 작가의 소설‘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주인공‘엄석대’가 정치판에서 화제가 됐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기자회견이 발단이다. 이 전 대표가 국민의힘 당권 경쟁 상황을 두고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빗대 비판했다. 곧바로 홍준표 대구시장이 치받으면서 이준석 전 대표와 SNS 공방이 이어졌다. 뜨거운 논쟁이 오갔다.

홍 시장은 천하람 후보와도 날선 공방을 벌였다. 홍 시장의 “무명의 정치인이 망언들을 쏟아내고 있다”는 비판에, 천 후보는 “대구 온돌방에 앉아 계시니 따뜻하시냐”며 되받아쳤다.

전당대회 전날엔 안철수·황교안 후보와 이준석 전 대표가 타깃이 됐다. 홍 시장은 전당대회에서 분탕질을 친 정치인은 앞날이 없을 것이라고 힐난했다.

정치권에선 위기에 빠져 허우적대는 여당 상황을 꾸짖는 홍 시장 특유의 사이다 화법에 시원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석열 정부의 ‘제3자 변제 방식’의 일제 강제징용 피해배상 방안 옹호 사례가 대표적이다. 한·미·일 동맹을 위한 고육지계라고 정부에 힘을 실어줬다.

홍 시장은 아니라고 판단하면 상대를 혹독하게 몰아붙인다. 사정없이 깎아내리고 면박 준다. 국민의힘 당권 주자들이 수 차례 당했다. 준엄하게 꾸짖었다. 선배로서 적절한 훈계라는 평가와 ‘꼰대’의 헛소리쯤으로 치부하는 시각이 공존한다.

홍 시장의 SNS 행보는 차기 대권을 꿈꾸는 그의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한 방편이란 분석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찰떡 궁합을 과시하며 현 정부를 지원사격하고 있다. 차기 대권 주자로서의 위상을 굳건히 하고 있다.

홍준표 시장의 SNS정치가 불을 뿜고 있다. 경지에 오른 느낌이다. 대구시장이 된 후 간헐적으로 올리던 SNS글이 최근엔 하루가 멀다 하고 나온다. SNS를 통해 시국과 대구시정에 관한 견해를 밝힌다. 시의적절한 평을 쏟아낸다. 짧은 코멘트는 촌철살인의 글로 상대방을 저격한다. 성역도 없다. SNS정치는 그의 전매특허가 됐다. 어느 정치인도 범접키 어려울 정도다.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홍 시장의 SNS정치는 정치 9단의 훈수라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적절한 타이밍에 노련하고 거침없는 촌평을 한다. 숱한 정치평론가들의 평론을 압도한다. 동물적인 감각으로 국민들의 관심사를 캐치해 내놓는 촌평에 젊은층은 열광한다. 짧은 글과 촌철살인의 평은 젊은층의 취향에 딱 맞다. 반면 너무 잦은 글 게재에 식상해 하는 이들도 없잖다. 당 원로로서 기강을 잡고, 인생 선배로서 사랑의 매질도 필요하다. 하지만 자칫 개인의 정치 성향 및 신념을 바꾸라는 꼰대질이 되어선 곤란하다.

대구시정은 신경쓰지 않고 중앙정치만 바라본다는 비판도 많다. 중앙정치에 관여하는 것은 당 상임고문을 맡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관여 시간도 적고 그외 시간은 대구 시정에만 전념한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지역의 시각은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다. 본업에 충실하고 중앙정치에는 훈수 정도에 그치라고 한다. 대구시정을 등한시할 경우 시민들이 한순간에 등 돌릴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과유불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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