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인들, 뜻밖의 방문 열렬히 환대<br/>지역 특산물 구매·애로사항 청취<br/>기계천 정화 활동 등 소통의 시간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는 지난 3일 포항을 찾아 전통시장 방문과 하천 정화 봉사 활동을 펼쳤다. 대통령실 이도운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김 여사가 지난해 수해로 어려움을 겪은 포항 죽도시장을 찾아 상인들을 격려했다고 전했다. 지난 1월 설 명절을 앞두고 대구 서문시장을 찾은 이후 두 번째 시장 방문이다.
이날 오후 1시쯤 김 여사가 죽도시장 입구에 들어서자 이곳저곳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김 여사의 갑작스러운 등장에 상인과 시민들은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김 여사가 인사를 하며 시장 안으로 들어서자 상인들은 손뼉을 치고 이름을 부르며 열렬히 환대했다. 김 여사의 죽도시장 방문 소식이 알려지면서 순식간에 많은 인파가 몰려 그 일대가 잠시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김 여사가 고추를 구매한 노점상의 상인 A씨는 “내가 알기에는 죽도시장에 영부인이 방문한 건 처음으로 알고 있는데, 이렇게 물건까지 사주고 가서 정말 고마웠다”고 말했다. 이어 “물가가 많이 올라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아 손님들도 선뜻 물건을 사기를 꺼려서 장사하기가 어려웠는데, 영부인이 이렇게 시장에 오는 것만으로도 힘이 났다”고 덧붙였다.
남색 트렌치코트를 입고 검은색 운동화를 신은 김 여사는 1시간 동안 시장 여기저기를 돌며 매출 동향 등을 묻고, 상인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김 여사는 참가자미를 구매했으며 분식집에서 김밥을 먹었다.
특히 그는 죽도시장의 명물인 박달 대게를 사며 번쩍 들어 올리기도 했다.
김 여사는 “이름을 지어줘야 할 텐데, ‘큰 돌이’로 지어야겠어요. 이거 팔지 마세요”라고 말했다.
상인이 “게를 좋아하시나 봐요”라고 묻자 김 여사는 “너무 좋아해요. 찌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리나요”고 물었다. ‘15∼20분 정도 걸린다’는 답변을 그는 “그러면 쪄주세요”라며 박달 대게 3마리 30만 원어치를 현금으로 구매했다.
그 후 김 여사가 향한 곳은 청과물 가게였다. 그는 상인이 맛보기용으로 잘라 놓은 사과 한 조각을 한 입 베어 물기도 했다. 그는 과일가게에서 사과 10박스를 구매했는데, 이들 사과는 포항의 장애아동지원센터인 도움터 기쁨의집으로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는 앞서 오전에는 포항시 북구 기계면 기계천 인근에서 ‘우리 바다, 우리 강 살리기’ 환경정화 활동에 참여했다. 그는 기계천 인근에서 포항시 새마을회 관계자, 대학생 동아리 회원 등 300여 명과 함께 환경정화 활동을 펼쳤다. 이번 봉사는 새마을회 초청에 따른 것이다. 김 여사는 새마을운동중앙회의 후드 티셔츠 차림으로 대학생 봉사자들과 함께 수질정화를 돕는 EM 흙공을 하천에 던지고 하천을 따라 쓰레기를 주웠다.
김 여사는 대학생 봉사자들에게 “여러분의 새마을운동 참여로 대한민국이 젊어지고 있는 것 같아 기대가 크다”며 “앞으로도 지역사회를 위해 꾸준히 활동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김 여사가 새마을회 초청 봉사활동에 나선 것은 지난해 12월 부산, 지난 1월 대구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박형남·이시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