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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가 남긴 것

등록일 2023-03-02 19:41 게재일 2023-03-0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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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봉 대구지사장
홍석봉 대구지사장

#1. 국방부는 지난달 경북 성주 사드 기지 부지에 대한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을 발표했다. 2016년 사드 부지 선정 당시 인체 유해 논란이 인 사드 레이더 전자파의 인체보호기준을 만족했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향후 전자파 저감 방안과 주민 우려 해소 대책도 내놓았다. 성주 사드가 임시 배치 6년 만에 정상화의 길이 열렸다. 주민 대표가 반발하고 있지만 사드 사태는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

2017년 사드 임시 배치 직후 민주당과 좌파 단체들이 전자파 괴담을 퍼뜨렸다. 주민들은 사드 장비와 물품 반입을 막으며 집단 시위를 벌였다. 반대 단체 등은 “사드 전자파가 참외까지 오염시킨다”며 ‘전자레인지 참외’라고 비아냥댔다. 선동의 끝판왕이었다. 주민과 반대단체들은 거의 매일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김천역 광장에도 주말마다 30여 명 이상 모여 시위를 했다. 시위는 6년 동안 꼬박 이어졌다. 시위는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젠 힘을 잃었다.

일손을 놓은 채 시위에 나섰던 주민들과 각지에서 몰려든 반대 단체, 이를 막는 경찰과 충돌로 소성리는 전장터를 방불케 했다. 사드가 남긴 상처는 컸다. 행정낭비와 함께 엄청난 인적, 물적 손실을 초래했다. 공사가 늦어지면서 장병들은 천막과 컨테이너 생활을 해야 했다. 한·미동맹에도 조금씩 금이 갔다. 6년 동안의 간접 피해는 아예 추산이 어렵다. 주민과 반대단체 활동가들은 집시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받았다.

#2. 2008년 5월 미국산 쇠고기가 한국인에게 광우병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는 MBC ‘PD수첩’의 공포 방송에 여중생까지 촛불시위에 나서는 등 집단 시위로 번졌다. 3개월 동안 나라를 뒤흔들었다. 이후 대법원에서 MBC ‘PD수첩’ 일부 내용이 허위로 확인됐다. MBC가 사과 및 정정보도를 했다.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인간 광우병 사례는 단 1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거짓 선동에 넘어간 우리는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국민들의 심리적 피해는 더욱 컸다. 하지만 아무도 책임지지 않았다.

이 밖에도 ‘세월호 사고’, ‘이태원 참사’ 등 관련 가짜뉴스 사례는 수없이 많다. 지금도 계속 생겨나고 있다. 역사적으로는 백제 무왕이 지었다는 ‘서동요’가 있다. 신라 진평왕의 딸 선화공주와 결혼하기 위해 서동이 가짜 노래를 만들어 퍼뜨렸다. 우리나라 가짜뉴스의 원조격이다.

1923년 관동대지진 때 일본인들은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넣었다’는 등의 낭설을 퍼뜨려 수 천 명의 조선인을 살해했다. 가짜뉴스가 참혹한 학살로 이어졌다.

가짜뉴스(Fake News)는 터무니없는 거짓말을 꾸며낸다는 뜻의 ‘주작부언(做作浮言)’이라는 한자어와 통한다. 특정 세력이 개입되면 파급효과는 폭발적으로 커진다. 우리 사회는 가짜뉴스에 속수무책이다. 피해는 상상을 초월한다. 그런데도 터무니없는 거짓말에 번번이 당한다. 가짜뉴스는 2, 3차 가해로 이어진다. 국민 분열과 불신을 부추긴다. 많은 사회적 비용이 수반된다. 언제까지 가짜뉴스에 휘둘리며 고통받아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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