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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나이, 노인 나이

등록일 2023-02-23 18:48 게재일 2023-02-2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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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봉 대구지사장
홍석봉 대구지사장

통상 20대를 청년이라고 한다. 노인은 65세가 기준이다. 1981년 제정된 노인복지법에 규정돼 있다. 하지만 평균 수명이 늘고 인구 구성비가 변하면서 청년과 노인 연령 기준을 다시 조정해야 할 상황이 됐다.

지자체마다 각종 청년 정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청년 상한 기준이 제각각이다. 대상자인 청년들이 심한 혼란을 겪는다. 조선시대 성인 기준은 소위 ‘이팔청춘’16세였다. 청년기본법에는 19~34세를 청년이라고 한다. 청년고용촉진특별법은 15~29세, 지방공기업 채용시 34세까지를 청년으로 본다.

전통시장법에는 39세까지 청년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선 15~39세 까지가 청년인 셈이다. 이렇게 청년 나이가 들쭉날쭉하다보니 청년 정책자금 지원 등 여러 곳에서 혼선이 생긴다.

국회에서 청년 연령을 39세로 통일하자는 청년기본법 등 개정안까지 발의된 상태다. 정당은 19~45세가 청년 당원이다. 지자체는 더 확대했다.

인구 절벽과 마주한 경북 23개 시·군 중 13곳은 40대가 청년이다. 울진과 봉화군은 만 49세까지다. 청년 연령은 점점 확대추세다. 급속한 고령화에 따라 종전의 청년 개념을 일반적으로 적용할 수가 없는 상황이 됐다. 행정의 효율적 집행을 위해 청년 나이 기준을 통일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UN이 1956년 65세부터 노인이라고 칭한 이래 세계적으로 65세가 노인 기준이다. 한국은 노인복지법에 ‘65세 이상’ 경로우대 등 조항에 따라 65세 이상을 보통 노인이라 부른다. 대구시가 도시철도 적자 보전 해결책으로 불씨를 당긴 노인 무임승차 논란이 서울 등 대도시로 확산되며 뜨거운 감자가 됐다.

대구시는 도시철도 무료 이용 기준을 현행 65세에서 내년부터 2028년까지 해마다 한살씩 높이기로 했다. 대신 버스는 올해 75세를 시작으로 해마다 한살씩 낮춰 2028년 도시철도와 같이 70세 이상이 무료 이용할 수 있도록 조정했다. 이를 계기로 노인 연령 조정문제까지 불이 번졌다.

최근 서울 노인들은 평균 72.6세를 노인으로 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생활 습관 변화와 의료 환경 발달에 따라 예전 같으면 ‘상노인’이랄 수 있는 70세 노인이 50대의 건강을 자랑하는 것이 현실이다. 평균 수명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노인 연령 상향 조정문제는 진작 제기돼 왔던 터다. 연령 조정이 불가피해졌다.

하지만 노인 연령 조정은 정년 연장과 국민연금 및 노인 복지제도 개선 등 사회 시스템 문제와 맞닿아 있다. 제도 전반을 손봐야 할 형편이다.

유엔은 2015년 인류의 평균 수명 등을 고려해 생애주기를 5단계로 나눈 연령기준을 제시했다. 0~17세는 미성년자, 18~65세 청년, 66~79세 중년, 80~99세 노년, 100세 이상은 장수노인으로 분류했다. 100세 시대의 기준인 셈이다. 이 기준에 따르면 만 65세까지는 청년이다. 곧 눈앞의 현실로 닥칠지도 모른다.

청년과 노인 연령 기준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문제를 본격 논의할 때가 됐다. 폭넓은 논의를 통해 새로운 기준을 정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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