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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나

등록일 2023-02-12 18:02 게재일 2023-02-13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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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민복

꽃은 시간 위에서 피어나고

 

꽃은 시간 위에서 지네

 

 

시간은 꽃이 되어 피어나고

 

시간은 꽃이 되어 지네

 

나는 당신 위에서 피어나고

 

나는 당신 위에서 지네

 

 

당신은 내가 되어 피어나고

 

당신은 내가 되어 지네

 

 

단순한 진술이 감동을 주는 경우가 있다. 네 개의 단순한 문장으로 이루어진 위의 시가 그러하다. 시간 위에서 피어나고 지는 꽃. 꽃이 되어 피어나고 지는 시간. 이와 마찬가지로 당신 위에서 피어나고 지는 나. 내가 되어 피어나고 지는 당신. 이 단순한 대구가 깊은 존재론적 인식-세계와 우리가 사랑을 통해 존재하며, 그렇기에 삶은 아름답다는-과 함께 그 인식 덕분으로 발생되는 감동을 독자에게 선사한다.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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