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은실
니코틴 때문이 아닐지 몰라
내가 재떨이를 헤집는 이유
뜨겁던 몸들
퀴퀴하다
생살에 비벼 끄던
간절한 말들
나는 마지막 한 모금을
깊이 빨아들인다
입술까지 닿는 꽁초의
뜨거움
시에 따르면, ‘마흔’에는 꽁초를 찾는 삶을 살아간다. 아직 불태울 수 있는 것들이 남아 있는지 찾는 삶. 지금 재떨이에 ‘퀴퀴하’게 누워 있는 꽁초들은, 그래도 발갛게 뜨거웠던 삶, “간절한 말들”이 타들어 갔던 삶을 살았던 것들이다. 하나 그 말들을 “생살에 비벼 끄”게 되었던 것인데, 화자는 기어코 꽁초를 찾아 불을 붙인다. 그리고 이제야 ‘입술’까지 타들어오는 말들의 뜨거움을 생생하게 느끼게 되는 것이다.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