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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비게이션

등록일 2023-02-01 20:15 게재일 2023-02-02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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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다인

우왕좌왕은 없다

 

좌충우돌은 없다

 

내 발자국은 없다 그러나 내 동선은 남는다

 

 

너도 없다

 

얼굴도 없다

 

누군가 없는 네게 경고한다

 

 

너는 그곳에서 살고 있으며

 

너의 모든 경유지와 목적지는 기록된다

 

 

지워지지 않을 너의 과오는 남는다

 

 

진정한 휴머니스트의 세상이다 (부분)

 

시인은 운전자의 필수품인 내비게이션이, 자동화되고 기계화된 우리 시대 삶의 양태를 상징한다고 본다. ‘좌충우돌’과 ‘우왕좌왕’이 허용되지 않는 시대. 삶의 내비게이션은 최적화된 삶의 양식을 지시하면서, 그에 따라 가게 되는 “경유지와 목적지”를 모두 기록한다. 지워질 권리는 허용되지 않는다. ‘휴머니즘’에 입각해 인간을 위해 개발된 ‘내비게이션’은, 어느새 인간을 통제하고 감시하는 기계가 된 것이다.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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