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은영
삶은 부사(副詞)와 같다고
언제나 낫에 묻은 봄풀의 부드러운 향기
언제나 어느 나라 왕자의 온화한 나무조각상에 남는 칼자국
언제나 피, 땀, 죽음
그 위에, 언제나 노래가
태양이 몽롱해질 정도로
언제나 너의 빛
부사는 모습(형용사)과 행위(동사)를 꾸며주는 말이다. “삶은 부사와 같다”는 말은 행위와 모습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나타나는지의 양태가 삶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삶의 양태는 어떻게 나타나는가. 시인에 따르면, “언제나 피, 땀, 죽음”-‘칼자국’으로 남은 상처-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한편 “언제나 너의 빛”이 있다. ‘너의 빛’은 ‘노래-시’일 터, 이 시가 ‘피, 땀, 죽음’이 서린 ‘낫’의 삶에 “부드러운 향기”를 묻힌다.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