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우
바닷가 돌집 아래
슬픔
끔찍했으나 오랫동안 지켜보았고
울지 않았다
바위는 먼 바다를 보고 있었다
옆자리에 쪼그려 앉아
노래를 불렀다
끝이 없다
귀 없이 멀리 가는 새야,
돌아보지 말아라
점점 멀어졌다
모든 것이 베개처럼 평평해졌다
모래밭에 모래꽃
끝없이 펼쳐진 모래밭 (부분)
사막처럼 쓸쓸하게 끝없이 펼쳐져 있는 백사장. 바위마저도 “먼 바다를 보”며 노래를 부른다. 해안을 물들이는 바위의 그 노래는, 바다에 닿지 못하는 슬픔을 표현할 것이기에 저 풍경을 더욱 쓸쓸하게 만든다. 하여 “바닷가 돌집 아래”에 배어 나오는 슬픔을 시인은 ‘오랫동안’ 응시한다. 그리고는 끝없이 펼쳐진 슬픔이 끔찍해서 “멀리 가는 새”에게마저 “돌아보지 말”라고 말한다. 결별하는 연인에게 말하듯이.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