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서빈백사(西濱白沙)

등록일 2023-01-25 19:55 게재일 2023-01-26 18면
스크랩버튼
정선우

바닷가 돌집 아래

슬픔

끔찍했으나 오랫동안 지켜보았고

울지 않았다

 

바위는 먼 바다를 보고 있었다

옆자리에 쪼그려 앉아

노래를 불렀다

 

끝이 없다

귀 없이 멀리 가는 새야,

돌아보지 말아라

 

점점 멀어졌다

모든 것이 베개처럼 평평해졌다

 

모래밭에 모래꽃

끝없이 펼쳐진 모래밭 (부분)

 

사막처럼 쓸쓸하게 끝없이 펼쳐져 있는 백사장. 바위마저도 “먼 바다를 보”며 노래를 부른다. 해안을 물들이는 바위의 그 노래는, 바다에 닿지 못하는 슬픔을 표현할 것이기에 저 풍경을 더욱 쓸쓸하게 만든다. 하여 “바닷가 돌집 아래”에 배어 나오는 슬픔을 시인은 ‘오랫동안’ 응시한다. 그리고는 끝없이 펼쳐진 슬픔이 끔찍해서 “멀리 가는 새”에게마저 “돌아보지 말”라고 말한다. 결별하는 연인에게 말하듯이. <문학평론가>

이성혁의 열린 시세상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