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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럭

등록일 2023-01-19 17:50 게재일 2023-01-2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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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민호

그래,

나는 벌써 트럭이야

 

짐칸에 실을 게

아무 것도 없는

단잠에서 깨어나면

수정 이슬 털고

부릉부릉?

새 힘을 내

어디까지 가야 할지?

알 수 없지만

나는?

트럭이지

길을 따라 가다

길에서 멈춰 설?

눈 앞에 다가서는?

한 줄기 흰 길 (부분)

트럭의 삶은 어떠한 삶인가? 정해진 시간에 맞춰 운행되는 기차와는 달리 트럭은 자유롭게 길을 돌아다닐 수 있다. 시인은 자신이 문득 트럭임을 깨닫는다. 그것은 자신의 “짐칸에 실을 게/아무 것도 없다”는 깨달음, 자신이 트럭처럼 “길을 따라 가다/길에서 멈춰 설” 운명이라는 깨달음이다. 시인은 길 위에서의 삶이라는 운명을 받아들이고 “내 앞에 다가서는/한 줄기 흰 길”에 서서 새 삶을 출발하려고 한다.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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