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기쁜 소식이 날아들었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유에스뉴스앤월드리포트(USNWR)가 한국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 순위 6위에 올려놓았다. 한국 앞에 선 나라는 미국, 중국, 러시아, 독일, 영국뿐이다. 프랑스와 일본이 우리나라 뒤에 자리했다. 한국이 세계 강대국의 반열에 오른 것이다.
우리나라는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이다. 1인당 국민소득은 일본을 뛰어넘었다. 반도체와 조선, 배터리 등 분야는 세계 최고다. BTS와 영화 등 K컬처는 세계를 호령한다. 체육 부문에서도 손흥민 등 세계적인 선수들을 배출했다. 우리만 몰랐지 대한민국은 이미 세계 강대국으로 우뚝 섰다.
이처럼 대단한 나라지만 내부적으로는 4류 정치에 발목을 잡혀 허우적댄다. 김정은은 사흘이 멀다하고 미사일을 쏘아대며 국가안보를 위협한다. 사회 곳곳이 종북 좌파세력에 좀 먹고 있다. 정치에서 파생된 증오와 분노를 자양분 삼아 몸체를 불린 이념과 지역, 세대 갈등의 고질병이 우리를 옥죈다.
지난 연말 우리는 막장 정치의 현장을 생생하게 목도했다. 무리의 이익을 위해서는 정의와 원칙도 내팽개쳤다.
여도 야도 모두 한통속이었다. 여당은 전당대회를 앞두고 경선룰까지 바꿔버리는 횡포를 자행했다. 국민과 당을 위한 여론 반영 규정을 변경했다. 169석 머릿수를 앞세운 야당은 전횡을 일삼았다. 주요 입법을 미루는 직무유기도 마다않았다. 죄를 범한 동료 국회의원의 체포를 막았다. 당 대표가 개발비리의 몸통으로 드러나 수사망이 좁혀들자 이를 방해했다. 여야가 서로 이해만 앞세우고 상대방을 공격한다. 서로 헐뜯다가 공멸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온다.
정치판의 대결은 곧바로 진보와 보수의 이념 대결로 이어졌다. 광화문 광장은 주말마다 좌우로 나눠 총칼없는 전쟁터가 됐다. 진영 대결로 날을 새운다. “정치성향이 다르면 밥도 같이 먹기 싫다”고 할 정도다. 정치 양극화가 국민을 반으로 갈라놓았다.
정치권에서 선거제도 개혁이 이슈다. 이념과 지역 갈등의 뿌리가 된 소선거구제를 폐기하고 중대선거구제로 가자는 것이다. 중대선거구제는 총선때마다 이슈였지만 ‘구호’에 그쳤다. 반대가 만만찮지만 바꿔야 한다. 망국병의 원인이 된 선거구제 개편을 외면한다면 국회는 아예 문 닫아야 한다.
일부 노동 및 시민단체들의 불법행위와 일탈은 국민 눈 밖에 났다. 약자를 위한 권리 주장과 행동이 코스프레가 되고 사회의 암덩어리가 됐다. 정부는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했다. 민주노총과 화물노조가 뭇매를 맞았다. 장애인연대의 지하철 시위에도 가차 없다. 윤석열 대통령은 올 첫 국무회의에서 우리 사회의 각종 병폐를 바로잡겠다고 선언했다.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 각분야의 곪은 곳을 도려내야 한다. 정부가 강제할 수는 없는 부문이 많다. 각각의 영역에서 서로의 잘못을 바뤄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계묘년 토끼해다. 한국의 빛나는 성취를 갉아먹는 사회 병폐를 하나씩 없애 나가야 한다. 유지경성(有志竟成)이라고 했다. 이루고자 하면 반드시 성공한다는 말이다. 뜻이 있으면 길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