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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창작 연습 1

등록일 2022-12-21 17:06 게재일 2022-12-22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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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복

나는 우리 집 방바닥이 계단처럼

여러 칸이었으면 좋겠다

첫번째 계단에는 결혼하기 전

알던 여자를 눕히고

그 바로 위 계단에는 그녀가

낳아보지 못한 내 아이를 누이고 싶다

눕기 싫다고 아이가 앙탈하면

내가 대신 기저귀 차고 드러눕고 싶다

아니면, 피로에 지친 암개미처럼

나 혼자라도 알 까고 싶다

그리고 문득 눈 감으면

그 모든 계단들이 부챗살처럼 접혀

아무도 내 생각 들여다보지 말았으면 좋겠다 (부분)

위의 시는 “-싶다”와 “-좋겠다”의 문형을 반복하면서 아이처럼 소망을 표현한다. ‘시 창작 연습’이란 기성관념에서 벗어나 시 쓰기를 통해 자신의 소망-그 소망을 남이 들여다보지 않았으면 하는 소망까지-을 아이처럼 천진하게 있는 그대로 말하는 연습이다. 이 연습의 핵심은 무언가 덧칠하는 수사를 배제하고 사태를 있는 그대로 명징하게 그려내는 것일 터, 이때 시는 정직함이라는 순도를 얻게 될 것이다.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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