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행부, 女의원에 폭력 행위” 의혹<br/> 의회, 구청장의 사과와 처벌 촉구<br/> 류 청장 “소명 기회를 요구한 것”
대구 중구청과 중구의회가 예산 삭감을 두고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15일 중구의회 일부의원들은 의회 예산안 조정 전 중구청 간부들이 여성 의원들에게 폭력적인 행동을 저질렀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날 오전 9시 30분쯤 권경숙 의원, 김효린 의원, 이경숙 의원은 중구청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3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최종 조정이 끝난 직후 중구청 부구청장을 포함한 여러 간부 공무원이 소회의장에 들어와 의원들에게 불만을 토로했다”며 “특히 한 공직자는 ‘예산을 다 삭감하면 일하지 말란 이야기냐’라며 언성을 높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의원들은 “주민자치 민주주의를 실행하는 의원에게 무력을 통한 공포감 조성으로 의원의 의정활동을 폭력 행정으로 제압하려 했다”며 “중구청의 진정한 사과와 타당한 처벌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에 그치지 않고 “지자체의 고위공직자가 알코올 냄새를 풍기며 의회 회의장에 상스러운 욕설을 입에 담고 폭력적인 행위를 했고, 중구청장도 부하직원들의 불법행위를 방조하는 등 현재까지도 이 사건에 대한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면서 “의회 예산안을 조정하는 것은 의원 고유 권한임에도 중구청장과 그 직원들은 의원의 권한을 침범한 것이고, 의회의 권위를 실추시킨 점에 대한 진정한 사과와 사건의 가해자들에게 타당한 처벌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기자회견 이후 세 의원은 중구청장실을 방문해 류규하 중구청장에게 성명서를 전달했으나, 류 청장이 집행부가 요청한 소명 기회를 승낙하지 않은 이유를 물어보며 또 다시 마찰이 빚어졌다.
류 청장은 “집행부가 소명 기회를 달라고 방문한 것이 어떻게 폭력적인 행위가 될 수 있냐”고 묻자, 의원들은 “의원들을 찾아와 욕을 하고 폭력적인 행동을 한 것이 어떻게 소명 기회를 달라고 한 것이냐”며 “폭력적인 행위는 어떠한 경우도 정당방위가 될 수 없다”고 항의했다.
이어 류 청장이 지난 14일에 진행한 제283회 본회의에서 이경숙 의원이 잘못된 내용을 발언했다고 지적하자 이 의원은 “집행부의 폭력 행위 설명을 요청했더니 전혀 상관없는 말씀을 하신다”며 자리를 떠났다.
익명을 요구한 주민 A씨는 “평소 함께 지역 행사에도 동행하는 등 집행부와 의회 구성원 간의 사이가 나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예산안을 두고 갈등을 빚는 모습에 주민들이 불쾌해 한다”며 “예산도 적은 도시에서 서로 힘을 모아도 모자랄 판에 관광을 먹거리로 살아가는 중구가 사업을 진행하지 못 할 정도로 예산이 깎였다는 데, 그 예산은 다 어디로 갈 것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