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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총의 정체

등록일 2022-12-15 16:50 게재일 2022-12-16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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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래수필가·시조시인
김병래수필가·시조시인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자는 자본가에게 자신의 노동력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임금을 받아 생활한다. 자본가는 생산원가의 절감을 통하여 이윤을 극대화하려 하고, 노동자는 여유롭고 품위 있는 생활을 위하여 보다 나은 근로 조건을 원한다. 그래서 노동자와 고용주 사이에는 임금수준, 노동시간, 노동강도, 노동조건 등과 같은 구체적인 사안을 두고 마찰과 대립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그럴 때 갑의 위치에 있는 고용주의 횡포를 막기 위해서는 노동자들이 단결하는 수밖에 없다. 그래서 결성된 것이 노동조합이고, 국가에서도 노동자의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 같은 권리를 법제화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1945년 좌파계열 운동가들과 조선공산당 박헌영 등의 후원으로 결성된 조선노동조합전국평의회와 우파계열로는 이승만, 김구, 김규식을 명예총재로 하고 유진산, 전진한, 김두한 등을 중심으로 대한노동조합총연합회(대한노총)가 출범했다. 조선노동조합전국평의회는 좌파 불법화에 따라 1950년 강제해산 당했으나 대한노총은 1960년까지 존속했다. 5·16 이후 군사정권은 노동조합 모두를 불법으로 간주하여 대한노총 역시 강제해산 되었다가 산별노조 정책에 따라 한국노총이란 이름으로 재결성되어 지금에 이르고 있다.

민노총(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1995년 11월 11일에 창립했다. 창립 당시에는 비합법 조직이었으나 1997년 노동관계법 개정으로 합법적인 조직이 됐다. 그러나 민노총의 그간 행적은 순수한 노조활동으로 보기 어려운 점이 많다. ‘우리는 노동자의 정치세력화를 실현하고 제민주세력과 연대를 강화하며….’라고 강령에도 밝혔듯이 노동운동보다는 한미동맹 해체, 주한미군 철수, 국보법 폐지, 국정원 해산, 연방제 통일을 주장하는 등 정치세력으로서의 활동에 치중해왔다.

민노총을 이끌고 있는 주체가 경기동부연합 출신이라는 점도 그들의 지향점이 어디인가를 말해준다. 경기동부연합은 1980년대 중반 형성된 NL(민족해방파)계열 중에서도 북한 주체사상을 가장 신봉하는 친북단체이다. 이 조직의 핵심 세력은 직접 북한의 지령을 받고 활동하다가 해체된 민혁당의 경기남부위원회 출신이고, 2013년 내란음모사건으로 징역 8년 형을 받고 복역한 전 통합진보당국회의원 이석기가 그 위원장이었다. 민노총 홈페이지에는 북한의 조선직업총동맹중앙위원회에서 보낸 문서가 버젓이 올라와 있다. 내용인즉, “미국과 남조선의 윤석열보수집권세력은 이 시각에도 하늘과 땅, 바다에서 각종 명목의 침략전쟁연습을 광란적으로 벌려놓고 있으며 이제 얼마 후에는 북침을 겨냥한 대규모합동군사연습을 강행하려 하고 있습니다. 온 겨레의 치솟는 분노를 자아내는 내외 반통일세력의 이러한 대결망동을 단호히 짓뭉개버려야 합니다.” 이 모든 정황들이 민노총의 정체를 드러내는 게 아니고 뭔가.

바람직한 노동운동이란 기업의 발전과 융성을 기반으로 노동자들의 복리를 극대화하는 것일 터이다. 기업과 나라를 궁지로 몰아넣는 불법파업을 근절하는 것이 결국 노동자들을 위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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