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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서 또 ‘대가야 제의시설’ 발견

전병휴 기자
등록일 2022-12-12 20:09 게재일 2022-12-13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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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주산성 발굴현장 설명회<br/>봉우리 정상 대규모 공간 확인<br/>유물 등 6세기 전반 조성 추정

1천500년 전 대가야 제의시설이 또다시 발견됐다.

15일 고령군 대가야읍 지산리 산58번지 발굴현장에서 내용을 공개한다.

발견된 제의시설은 주산에서 남서쪽으로 이어지는 능선에서 가장 인접한 해발 250m의 독립된 봉우리와 그 주변부 일대 경사진 남쪽 능선을 따라 구축된 대규모 형태로 확인되었다. 이곳은 일제강점기인 1917년 작성된 ‘조선고적조사보고’에 주산성의 제2내성인 토성으로 보고된 지점이기도 하다.

조사결과, 봉우리 정상에 마련된 제단과 그 주변 경사면을 따라 석축을 쌓아 평탄하고 넓은 대규모 공간이 마련된 것이 확인되었다. 유적의 가장자리를 따라 조성된 석축은 동쪽사면에서는 확인되지 않는 평면 장타원형으로 추정되며, 주축은 가야산을 향한 북서-남동 방향이고, 석축의 추정 둘레는 270m 정도이다. 석축을 쌓아 마련한 전체공간은 길이 140m, 너비 40~60m 정도로 추정된다.

유적은 정상부의 제단 추정지와 주변의 석축에 의한 평탄부로 구분된다.

다만 세부 구조를 이해하기 위해 정상부 제단 추 정지와 주변 평탄부 및 석축부로 세분해 조사를 진행했다.

제단 추정지는 현재 거의 기반층까지 후대의 교란으로 인해 하단 일부만 확인되었다. 출토유물로 보면, 대가야 이후 조선시대 까지 활용되면서 대가야 때 설치한 시설물의 대부분이 유실되고 그 자취만 남은 것으로 보인다. 이는 충청남도 서천 봉선리 제사지의 유존양상과 유사하다. 한편, 봉우리 정상 중심부에는 잔자갈이 깔려 있는데, 그곳이 제사행위와 직접 관련된 부분으로 보인다.

주변 능선부 측면을 따라 조성한 평탄부는 배례공간 또는 제의를 준비하기 위한 행사공간으로 추정된다. 중앙부의 제단시설 주변과 남쪽능선의 서편으로는 너비 10m 정도까지 넓혀 평탄한 대지가 조성되었다. 현재는 자연 유실과 침하 등으로 인해 약간 경사졌지만, 단면상에서 당시의 조성 양상을 확인할 수 있다. 평탄부 범위는 능선을 따라 해발 248m에서 해발 223m 지점 까지 17~20°의 경사를 이루는데, 서천 봉선리 제사지는 능선 사면을 계단상으로 조성되어 유적과는 차이가 있다. 유적의 조성시기는 평탄대지 정지층 내에서 출토된 토기편이 5세기 후엽에서 6세기 전반의 것이어서 늦어도 주산성 축조와 비슷한 6세기 전반 이전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작년에 조사된 연조리 제의시설과 비교해 보면, 주산을 중심으로 대칭되는 위치인 남쪽에 위치하고, 연조리 제의시설보다 규모가 월등하며, 가야산 조망이 탁월하고 지산동고분군의 직상위에 위치한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하면, 지산동고분군과 관련성도 있겠으나 가야산을 배경으로 둔 대가야의 국가제의와 관련되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고령/전병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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