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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시위

등록일 2022-12-12 18:10 게재일 2022-12-13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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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무산

하나의 불꽃에서

수많은 불꽃이 옮겨 붙는다

그리고는

누가 최초의 불꽃인지

누가 중심인지

알 수가 없다

알 필요도 없어졌다

중심은 처음부터 무수하다

그렇게 내 사랑도 옮겨 붙고

산에 산에

꽃이 피네

꽃밭의 모든 꽃이 스스로 중심이듯이, ‘촛불 시위’에서 촛불을 든 모든 사람은 스스로 중심이다. 촛불이 전염력이 강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가 중심이 될 수 있어서 극도의 자발성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나아가 시인은 위의 시에서 촛불이 사람들 사이에 “옮겨 붙는”다는 일은 꽃이 피어나는 생명 현상-사랑을 통해 생겨나는-에 따르는 것임을 암시한다. 사랑이 옮겨 붙어 번져나가는 사건, 그것이 ‘촛불’이라는 것.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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