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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가 주는 즐거움과 안정감

이정숙 시민기자
등록일 2022-12-06 18:24 게재일 2022-12-07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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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경 미술교습소에서 시민들이 그림을 그리고 있다.
갑자기 찾아와 어느덧 일상이 돼버린 코로나로 많은 것이 바뀌었다. 외출과 만남이 제약되고 ‘코로나 블루’라는 신종용어가 생겨나고 외부보다는 집안에서 생활하는 빈도가 높아졌다.

집은 잠자고 쉬는 공간이 아니라 공부와 일을 병행하는 등 복합공간으로 바뀌기도 했으며 베란다 발코니는 홈캠핑장으로 변했다. 그러나 다들 외롭다.

최근 축제로 인한 대형 사고라는 갑작스런 재난으로 막연한 불안감을 가지게 되면서 혼자 즐길 수 있는 취미생활에 관한 관심이 한층 늘어나고 있다.

우리는 눈을 뜨면서부터 무수한 색채의 삶 속에 살아간다. 운동 삼아 다니는 길에 ‘희경미술교습소’ 간판이 눈에 자주 들어온다. 초등학생들이 그림 수업을 하는 곳이구나 생각만 하다가 그림의 색이 주는 막연한 궁금증에 교습소의 문을 두드려보니 능숙하게 솜씨를 뽐내는 다수의 성인이 그림그리기 삼매경에 빠져있었다.

특히 아침이면 옷장을 뒤적이며 그날 기분에 맞는 색깔의 옷을 골라 입으며 삶에 녹아들던 직장생활의 기억이 추억이 된 은퇴자들도 열심이다. 수채화나 유화로 그림을 그리면서 취미생활로 인한 즐거움을 흠뻑 느끼고 있었다.

포항시 남구 효자동에 위치한 희경미술교습소(원장 남희경)에는 유아부터 어르신까지 그림그리기에 한창이고 수업을 마친 초·중등 학생은 물론 입시 준비를 위한 고등학생도 적지 않다고 한다.

4B연필 한 자루와 스케치북 한 권으로 시작하는 소묘에서부터 수채화 유화를 통해 색과 그림을 그리기에 취미를 가진 사람들은 나름대로 안정감 회복과 자신감을 가진 일상을 보내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특히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받는 스트레스 해소와 자기 발전을 위하여 저녁 시간과 휴일에는 직장인들이 많아 취미가 주는 안정감에 한층 여유로워 보였다.

평생학습의 역할에 진심인 기자도 그림그리기 기초 수업에 참여해보기로 하고 선 긋기와 원 그리기를 비롯해 수채화물감을 붓에 찍어 여러 가지 색깔을 조합해 표현해보니 생각보다 즐거웠다. 비록 마스크는 꼈지만, 취미를 공유한 사람들과의 새로운 만남도 색이 작품이 되는 그림그리기만큼 새롭고 신선했다.

러시아 생리학자 S.W클라코보의 색채에 대한 연구 결과를 보더라도 색을 활용한 그림그리기는 우울한 마음 회복과 면역력 증진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붉은색은 자율신경의 교감신경을 촉진하고 푸른색은 부교감신경을 촉진하여 심리적 균형감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한다.

부모의 이혼으로 갈팡질팡 흔들리던 초등학생의 마음을 안정시켜 중·고등학생으로 성장해나가도록 한 경우가 있다. 사춘기 우울증으로 부모의 손에 끌려 연필을 손에 잡고 힘겨워하던 여중학생도 역시 아름다운 청년으로 성장했다. 인생 중후반기를 힘겨워하던 성인 취미생은 “누구를 만나서 풀기보다 혼자서 삭이던 지난 시간이 힘들었는데 취미를 가지면서 이야기를 해서 풀어나가는 여유를 가지게 됐다”고 말한다.

외로움과 막연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면 그 누구든지 취미의 즐거움이 심적 안정감을 주는 긍정적 효과를 인정하고 그게 무엇이든 취미에 빠져볼 만하겠다는 생각이다.

희경미술교습소 남희경 원장은 “학생들뿐만 아니라 성인들도 심리 안에 내재한 스트레스를 색감으로 표현하면서 즐거움을 느끼기도 하고, 또 아름다운 자연의 색을 통해 위로를 받을 수도 있어서 수강희망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며 “마음을 채우는 취미 활동으로 그림그리기를 권한다”고 전했다. /이정숙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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