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매매시장 침체 거래절벽 심각<br/>전문가, 물건 쌓여 하락세 지속 전망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69.4로 70선 아래로 떨어졌다. 지방도 크게 다르지 않아 지방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79.1로 80선이 깨졌다. 이는 한국부동산원 조사가 시작된 2012년 7월 이후 10년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2일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낙찰률(경매 진행 건수 대비 낙찰 건수)은 14.2%까지 곤두박질치고 있고 인천, 경기지역의 아파트도 낙찰률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두 차례 유찰된 경매물건은 최저 입찰가격이 감정가 대비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저가 매수를 노린 응찰자들이 수십 명씩 몰리고 있다.
지난해 감정가 7억7천500만 원에 책정된 서울의 아파트가 앞서 1차 유찰돼 이날 감정가의 80%인 6억2천만 원에 입찰이 진행되었지만 아무도 응찰하지 않았다. 주택매매 시장 장기침체로 집값은 떨어지는데 금리 인상으로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경매시장에도 일단 관망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감정가가 시세보다 높다 보니 한두 번 유찰은 기본이고 3회차도 입지가 좋거나 시세차익이 예상되는 물건만 제한적으로 낙찰된다고 전문가는 보고 있다.
타지역으로 이사를 가기 위해 집을 내놓은 정모(43·포항시 북구 양덕동) 씨는 “사정이 있어서 지난해 최고가에 사서 3천만 원 주고 리모델링까지 한 아파트를 4천만 원 손해 보고 내놓아도 집 보러 오는 사람이 없다. 앞으로 매매가격은 더 내릴 것 같다. 2024년까지 하락장이라는 말도 나오는데 더 내리기 전에 매도하는 것이 좋은지 아니면 전세라도 내놓는 게 좋은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항시 북구 용흥동에 사는 박모(39) 씨는 “내년에 집값이 더 떨어지기를 기다렸다 사려고 하는데 문제는 내 집도 떨어진다는 거다. 빚이 없어도 물가가 올라서 힘든데 지금 시기에 대출을 많이 받는 건 무리인 것 같기도 해서 기다리는 게 좋은 것 같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에 따르면 “매매시장 침체가 이어지는 한 경매시장에 물건은 계속 쌓일 수밖에 없다. 금리 인상 기조로 고금리가 유지되면서 경매시장에서도 매수세가 줄어든 상황이기 때문에 낙찰률, 낙찰가율 하락세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허명화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