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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書籍

등록일 2022-12-06 18:00 게재일 2022-12-07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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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형도

나를

한번이라도 본 사람은 모두

나를 떠나갔다. 나의 영혼은

검은 페이지가 대부분이다, 그러니 누가 나를

펼쳐볼 것인가, 하지만 그 경우

그들은 거짓을 논할 자격이 없다

거짓과 참됨은 모두 하나의 목적을

꿈꾸어야 한다, 단

한 줄일 수도 있다

 

나는 기적을 믿지 않는다 (부분)

“검은 페이지”는 시인 자신뿐만 아니라 독자인 우리 내면 깊숙한 곳에도 있다는 것이 이 시가 전해주는 의미의 핵심이다. ‘나’에 대해 진술하다가 갑자기 ‘그들’에 대해 단호하게 말하는 것을 보면, 이 시가 ‘나’에 대한 단순한 넋두리가 아님은 분명하다. 우리의 내면이 검다는 진실을 시인은 말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그 진실을 끄집어내기 위해선 문학이란 ‘거짓’이 필요하다는 것이 이 시가 말하고자 하는 바겠다.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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