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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공찬전’을 아시나요?

김동수 시민기자
등록일 2022-12-04 18:40 게재일 2022-12-05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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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설공찬전 문화제에 참여한 사람들.
오랜만에 함창읍 거리가 떠들썩하다. 최근 열린 ‘제1회 설공찬전 문화제’ 퍼레이드를 구경하는 주민들의 눈빛도 분주했다.

최초의 한글 소설로 알려진 ‘설공찬전’은 상주시 이안면 쾌재정에서 채수가 지은 책이다.

당시 조정에서는 사회 질서를 문란하게 한다는 이유로 금서로 지정되고 소각되는 수모를 당한다.

‘설공찬전’은 “녜 슌창의셔 사던 셜충란…(옛날 순창에서 살던 설충란…)”으로 시작한다. 순창이라는 두 글자와 설씨 집안 사람들이 등장인물로 나온다는 이유로 전라도 순창에서는 ‘설공찬전 테마관’을 짓고 뮤지컬, 음악제, 연극 등 다양한 문화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반면 ‘설공찬전’이 지어지고 지은이가 살았던 곳에서는 이를 주제로 한 문화행사가 없는 실정이었다.

“채수 선생은 조선 최고의 문장가요, 선비요, 경세가입니다. ‘설공찬전’은 당시 유교 질서에 반하는 윤회화복 사상과 남녀평등 사상을 담고 있는 문제작입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가 채수와 ‘설공찬전’을 대하는 태도는...”

이번 행사를 주관한 낙동강문학관 박찬선 관장은 지금부터라도 지역의 관심을 불러일으켜 문화 창달에 이바지해야 한다는 인사말을 전했다.

이번 행사는 낙동강문학관과 상주예총이 함께 기획 운영한 것으로 ‘채수가 꿈꾼 세상을 만나다’란 주제로 개최됐다.

함창초등학교, 함창중앙초등학교, 함창중고등학교, 상지여자중학교 학생들이 모두 참가했고, 생활예술공동체 ‘모과’와 함창풍물단, 바투카다 연주팀, 함창예술인 등 500 여명이 함께했다.

이에 앞서 ‘찾아가는 설공찬전 수업’을 각 학교에서 진행했고, 이를 통해 학생들에게 채수와 ‘설공찬전’에 대한 이해를 높였다.

또한 예술인과 학생들이 함께 퍼레이드 용품을 만들어 거리 행진을 하는 등 내실을 다지기 위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퍼레이드는 함창읍 행정복지센터에서 집결해 함창역까지 진행됐고, 함창역을 무대로 문화제가 이루어졌다.

특히 ‘설공찬전’을 새롭게 쓴 ‘신 설공찬전’ 그림동화가 선보였고, 라이브 드로잉 김민우 작가의 퍼포먼스, 그리고 세계 최초로 설공찬전 판소리 공연도 동시에 열렸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학생들의 열기와 지역 어르신들의 따뜻한 온기가 어울러져 만들어낸 ‘제1회 설공찬전 문화제’가 앞으로 100회를 거듭하길 기원해본다.

/김동수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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