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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돌이별

등록일 2022-11-30 18:09 게재일 2022-12-0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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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자

나는 너를 떠도는 별

한 세계가 어둠 속에 기어드는 시간

너는 나의 축

태양을 향해 서성댄다

 

바람에 눅눅해진 가슴과 눈빛이

허름한 벽을 타고

말라비틀어진 입술이 타고

붉은 노래를 타고

 

흐른다 평평한 허공

 

저녁 창가에 걸린 노을 한 마디

‘나의 축’인 ‘너’는 사랑하는 이일 터, 해지는 저녁 시간에 “한 세계가” 점점 어둠에 잠겨 갈 때 사랑하는 ‘너’도 나로부터 멀어져간다. 그리고 그를 향한 “가슴과 눈빛”은 “붉은 노래를 타고” “평형한 허공”을 흐른다…. 어둠 속으로 사라져가는 태양을 향한 하늘의 피눈물이 노을이라면, ‘나’의 통절한 마음을 담아 사라져가는 ‘너’를 향해 불에 탄 듯 “말라비틀어진 입술”로 읊는 시가 노을처럼 ‘붉은 노래’이겠다.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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