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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로의 시간여행, 포항 기계면 고인돌 마을

허명화 시민기자
등록일 2022-11-29 18:11 게재일 2022-11-3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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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기계면 고인돌 마을 담벼락에 우뚝 서 있는 고인돌.
경북 동해안에 자리를 잡고 있는 포항은 전국적으로 철의 도시라는 이미지가 굵게 그려진다. 바다와 관련된 이야기와 대표 먹거리인 물회, 과메기도 유명하다. 하지만 잘 알려지지 않는 또 하나의 이미지가 바로 ‘고인돌의 도시’라는 거다.

신라 시대의 유물(냉수리 신라비, 중성리 신라비)보다 더 오래전, 청동기 시대를 대표하는 무덤 양식인 고인돌이 서해안의 화순과 고창과 더불어 동해안에서는 영일만 일대를 중심으로 많은 수가 분포하고 있다. 기계면을 포함하여 흥해(92), 동해(33), 구룡포(23), 호미곶(15) 순으로 분포되어 있다. 그중 포항 기계면(성계리, 문성리, 인비리, 내단리)은 총 114기의 고인돌이 있으며 포항 전체 고인돌 중에 약 1/3을 차지하고 있어 고인돌 유적지 1번이라 할 수 있다.

고인돌의 구조는 받침돌과 덮개돌로 되어 있다. 형식에 따라 북방식·남방식으로 구분된다. 북방식은 주로 북쪽에서 주로 북쪽에서 많이 발견된다. 4개 혹은 2개의 굄돌을 세운 뒤 평평한 덮개돌을 얹은 모양이 마치 탁자 모양을 하고 있어서 ‘탁자식’이라고도 하다. 남방식은 몇 개의 밑돌을 놓고 덮개돌을 얹는다. 마치 바둑판과 같아 ‘바둑판식’이라고도 부른다. 개석식은 받침돌 없이 덮개돌을 얹은 형식이다. ‘무지석식’이라고도 한다.

기계면 성계리는 칠성동과 화계동이 합쳐진 것인데 ‘고인돌이 별처럼 내려앉은 마을’이라 동네와 어울리는 이름이다. 고인돌은 책에서 보던 익숙한 고인돌이 아니라서 낯설기도 하지만 굄돌이 짧은 남방식 고인돌로 타 지역보다 그 규모가 크다. 가장 큰 것이 높이 4.8m이고 둘레 15m 무게는 200t에 달하며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고인돌로 추정된다. 고인돌 발굴 당시 청동 유물과 돌칼이 발견되어 청동기 시대 지배층의 무덤으로 밝혀졌다.

마을회관에 주차를 하고 입구로 들어서면 고인돌이 있는 위치를 알리는 벽화를 마주한다. 벽화에서 보듯이 마을이 크지 않아 쭉 둘러보면 된다.

마을에는 고인돌이 모두 7기가 있는데 재미있는 것은 마을에 있는 고인돌이 모두 이름이 있고 마을 주민들이 태어나기 전에도 있던 집 담벼락이나 마당 안에 있던 고인돌과 일상생활이 어우러져 있다는 사실이다. 매년 고인돌 문화축제도 열리고 있는데 코로나로 인해 2년 동안 멈추어진 상태다.

직장인 박 모(41·포항시 북구 용흥동) 씨는 “역사책에서나 본 고인돌이 다른 지역에나 있는 줄 알았지 포항에 이렇게 많다니 신기하고 신비롭다. 가까운 곳에 이런 과거의 흔적들을 볼 수 있다니 이제는 근처에 가면 꼭 찾아가봐야겠다”고 말했다. /허명화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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