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환 광부의 사연은 감동이다. 봉화의 기적을 일군 이들은 영웅이 됐다. 그 시각, 전 세계의 이목은 서울 이태원 압사 참사 현장에 쏠려 있었다. 어처구니없는 참변에 국민들은 말을 잃고 있었다. 사고 현장에 국가는 없었다. 봉화의 기적에는 지방정부가 있었다.
봉화의 기적은 대한민국에 희망을 선물했다. 충격과 실의에 빠진 국민을 위로했다. 동료 광부들과 소방대원들의 밤잠을 잊은 헌신이 있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가족의 아픔을 함께하며 구조 활동을 독려했다. 매몰 광부들은 삶에 대한 의지로 열흘을 버텼다.
광부들의 생환은 우리에게 생명과 이웃의 소중함을 일깨워주었다. 힘겹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희망과 용기를 잃지 않으면 벗어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봉화 광부의 생환에는 이철우 경북도지사의 공이 컸다. 통상적인 사고로 간주, 관심을 쏟지 않았더라면 생환이 어려울 수도 있었다. 이 지사는 외국출장에서 돌아오자마자 사고 현장을 찾았다. 애끓는 가족들의 호소를 듣자 바로 ‘사고대응 현장특별대책반’을 가동했다. 그리고 고립 광부들을 구조할 모든 것을 동원하라고 특별 지시를 했다.
경북도는 국내 최고 전문가와 관련 작업에 필요한 인력과 장비를 확보해 구조에 나섰다. 구조 작업자를 증원하고 이들에게 특별수당을 지급했다. 양질의 식사도 제공했다. 예상을 초과하는 숙식비와 장비대여비 등 구조비용은 모두 경북도가 부담했다. 이례적인 대응이었고 신속한 조치였다. 경북도의 노력과 광부들의 의지는 기적을 만들었다. 봉화 기적의 현장에는 이철우가 있었다.
봉화 광부 생환과 서해 피살 공무원 사건은 국민의 생명 가치를 대하는 관점에 극명한 대비를 보여준다.
서해 피살 공무원 사건에는 나라도, 대통령도 없었다. 이 사건은 정권이 바뀌면서 대 전환을 맞았다.
2020년 9월 문재인 정부는 서해 피살 공무원 사건을 자진 월북으로 판단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 들어 해경과 국방부는 월북 시도를 입증할 만한 증거가 없다며 2년 여만에 결과를 번복했다. 검찰은 사건 관련 고위급 인사들을 구속했다. 증거은폐와 허위공문서작성 등 혐의다. 피살 공무원 유족은 사건 발생 2년 만에 순직자로 인정돼 유족 연금과 보상금을 받게 됐다.
문재인 정부는 피살 공무원을 자진 월북으로 몰았다. 이를 입증할 자료를 공개하라는 유족의 요구는 거부했다. 문 전 대통령은 우리 국민이 사살돼 시신이 소각된 상황을 챙기지 않았다. 관련 정보도 공개하지 않았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가 북한에 책임을 묻고 유족에게 정보를 제공하라는 권고도 무시했다.
봉화의 기적에는 구조에 진심인 이철우 지사가 있었다. 피살 공무원에게는 대통령이 없었다. 외면했다. 국가는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책임져야 할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직무를 유기했다. 북한 바라기가 빚은 참사가 아닐 수 없다. 국가가 국민을 지켜주지 않으면 국민은 없다. 나라는 국민을 외면했지만 지방정부는 국민을 챙겼다. 지금 대한민국의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