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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 골든타임 놓칠라’ 봉화광산 구조 총동원령

박종화기자
등록일 2022-11-01 20:19 게재일 2022-11-02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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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군 아연 광산 매몰 사고가 일주일째를 맞으며 갱도에 갖힌 광부들의 생존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광부들이 갖혀 있는 갱도에 접근하기 위한 천공이 실패하는 등 구조작업이 장기화할 조짐마저 보이고 있어 정부의 구조작업 지원이 절실하다.

지난달 26일 오후 6시께 봉화군 아연 채굴 광산이 무너져 작업자 조장 박씨(62)와 보조작업자 박씨(56)가 지하 190m 수직갱도에 고립됐다. 사고가 난 이후 산업부와 한국광해광업공단, 경북도, 봉화군이 함께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1일 봉화소방서의 사고 브리핑에서 고립된 보조작업자의 친척 A(32)씨는 “저희는 이제 구출을 지휘하는 회사 간부들을 믿을 수가 없다. 신뢰가 없다”며 “제발 국가가 광산 전문가만이 아닌 재난 전문가를 데려와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그러면서 “구출 날짜가 도대체 언제냐. 사람이 죽어서 나온 이후냐”라며 “너무나 약속을 안 지키고 있다. 저희가 나라에 바라는 건 중대 재해에 움직이는 특수 구조대와 전문가들이 현장에 오는 것”이라고 요구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이날 광산 천공실패에 대비해 국내에서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장비를 동원해 줄 것을 산업부와 관계기관에 요청했다.

이 지사는 또 부족한 장비운영 전문인력 확보를 위해 강원도 등 광업이 활발한 지역에 추가로 지원을 요청하기로 했다. 특히, 행정부지사를 반장으로 한 구조대책반은 구조작업과 지원 사항 등을 현장에서 지휘하라고 지시했다.

아울러, 24시간 밤낮없이 구조 활동을 펼치는 구조인력들의 피로가 누적되지 않도록 질 높은 급식과 충분한 휴식이 제공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라고 당부했다. 특히, 구조 활동에 필요한 추가비용 등 예산에 대해서는 조금도 신경 쓰지 말고 구조에만 전념할 것도 주문했다. 그리고 애타는 심정으로 구조를 기다리는 고립자 가족에게는 현장본부에서 먼저 구조상황에 대한 정보를 가족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관련 회의 시 반드시 가족 대표들이 참여해 작업에 대한 불신을 없애도록 당부했다.

또 국내 최고 전문가가 구조작업에 참여하고 있음도 가족에게 알려줘 구조활동을 믿고 지켜봐 줄 수 있도록 요청했다.

이 지사는 “구조를 위해 필요한 것이 있다면 전폭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더 많은 인력과 장비를 동원해 달라”며 “구조작업자들은 내 가족이 고립돼 있다는 마음으로 임해 주시고, 가족 분들도 작업자들이 내 가족이라는 생각으로 서로 협력해 하루빨리 고립되신 분들이 생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고 독려했다.

한편, 사고 현장은 지난달 29일부터 천공기를 동원해 매몰지점(지하 170m)에 접근하기 위한 시추 작업을 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76㎜ 천공기 1대가 목표 깊이를 15m 지난 땅속 185m 깊이까지 파 내려갔지만 매몰자들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던 동공을 찾아내지 못했다. 구조 당국은 “기존에 마련한 지름 76㎜, 98㎜ 천공기 외에도 산업통상자원부가 마련한 천공기 3대를 추가 투입하는 등 구조작업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창훈기자 myway@kbmaeil.com

/박종화기자 pjh4500@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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