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은 지난 1992년 이후 31년째 전국 꼴찌다. 가구 소득과 1인당 개인 소득은 8개 대도시 중 가장 낮다. 고령인구 비율은 8개 대도시 중 두 번째로 높다. 과학기술 혁신역량 전국 15위다.
경북도 상황은 좋지 않다. 경북은 가구소득 17개 시도 중 꼴찌, 1인당 개인 소득 16위, 고령인구 비율 2위 등 각종 지표가 최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이게 대구·경북의 경제 현실이다. 처참하기 짝이 없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취임사에서 대한민국 3대 도시 영광을 되찾고 대구 중흥을 위해 혼신을 다하겠다며 각오를 밝혔었다. 그는 비상한 상황에서는 비상한 수단이 필요하다고 했다. 대구의 대전환과 부흥을 위해 우리 모두의 변화와 혁신을 요구했다. 각종 개혁방안을 내놓고 행정을 채찍질하며 일사천리로 달려나갔다.
채무제로 선언과 조직 통폐합 등 홍준표식 일처리에 시민들은 환호했다. 그러다가 삐끗했다. 대구시의회가 제동을 걸고 시민단체와 언론도 불도저식 행정을 경계했다. 경북도와의 행정 협조도 어긋나기 시작했다. 홍준표 시장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홍준표 대구시장의 ‘불협화음’이 국정감사에서 거론됐다. 홍 시장은 취임 후 경북도와 공동으로 추진하던 여러 대형 사업에 브레이크를 걸었다. 양 단체장이 삐걱대는 모습이 노정됐다. 국감 도마에 올랐다.
대구 출신의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이 경북도 국정감사에서 양 단체장이 현안마다 의견차를 보여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양 단체장 간의 엇박자를 내는 모습이 불안했던 모양이다.
군위군 편입, 통합신공항 건설 등 대구와 협력해 풀어야 할 문제가 많은데 홍 시장과 협력과 소통을 의심했다. 권영진 전 시장 때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행정통합과 취수원 이전 문제 등 처리 방식이 마치 트럼프를 보는 것 같다고도 했다. 대구경북연구원 분리도 불협화음이 원인이 아닌지 캐물었다. 조 의원이 우려할 정도로 대구시장과 경북지사의 관계가 위태해 보였나 보다.
이 지사는 불협화음을 일축하고 대구시와 협치 문제는 시간을 갖고 대화하겠다고 응수했다. 하지만 답변에는 홍 시장에 대한 불편한 심기가 묻어나왔다.
홍 시장은 지금 안팎으로 불만 세력과 마주하고 있다. 그의 업무 추진 방식에 대한 반발이 적지 않다. 하지만 그는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정면돌파를 택했다. 지역 사회에 대한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기득권 카르텔’로 규정, 자신이 추진하는 사업들에 딴지만 거는 불순한 세력으로 평가했다.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며 오불관언이다.
아프리카 속담에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다. 백짓장도 맞들면 낫다고 했다. 통합신공항 등 지역 대형 사업의 시너지 효과를 보기 위해선 대구시와 경북도의 협력은 불가피하다. 상생이 필요하다.
대구·경북은 한뿌리다. 한뿌리상생위원회까지 두고 지역 현안에 공동대처하기도 했다. 양 단체장의 손잡는 모습이 아쉽다. 찰떡 궁합은 아니더라도 호흡은 맞아야 하지 않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