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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와 국격

등록일 2022-10-06 18:11 게재일 2022-10-0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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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봉정치에디터
홍석봉정치에디터

우리나라의 위상이 몰라보게 달라졌다. K팝, K드라마, K영화가 세계를 호령하고 있다. 손흥민과 김민재가 축구변방 한국의 어깨에 힘이 들어가게 한다.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 배터리와 자동차가 선전하고 있고 조선은 호황을 구가하고 있다.

거기에 국산무기까지 힘을 보탰다. ‘K방산’이 최근 잇단 해외 수출 낭보를 전하며 우리나라의 위상을 잔뜩 높였다. 폴란드 대박에서 시작된 우리나라 방산 수출액이 올해 200억 달러를 넘어서 빅4가 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당분간은 수주 호황이 이어질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세계 10위권 경제 강국으로서 우뚝 섰다. 세계인이 주목하고 있다. 외국인들이 부러워하고 시샘할 정도의 발전을 이뤘다.

하지만 진흙탕 국내 정치가 자랑스러운 성취를 여지없이 깎아 내리고 있다. 이병철 전 삼성회장이 4류로 평가했던 우리 정치는 이젠 5류가 됐다. 막장에 빠진 채 허우적대고 있다. 세계의 조롱거리가 되고 있다. 국운 융성의 상승 기운을 받고 있는 대한민국호를 정치가 발목을 잡고 있다.

순방 외교와 관련, 비속어 공방이 꼬리를 물면서 국민을 위한 정치는 ‘실종’됐다. 극렬지지층을 위한 ‘정쟁’만 판을 친다. 민주당은 국회 다수 의석을 등에 업고 윤석열 정부에 계속 다리를 걸고 있다. 좌파 세력도 가세해 어깃장을 놓는다. ‘이xx’ 발언은 더 없는 호재가 됐다. 내홍으로 몸살을 앓는 여당도 이에 질세라 이재명 대표의 각종 의혹을 꺼내들고 집중포화를 날리고 있다. 여야가 서로 국격 훼손에 책임을 묻겠다며 아귀다툼을 한다. 국민은 경제난으로 고통 받고 북한은 연일 미사일을 쏘아대며 위협하는 마당이다.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대응책을 강구하는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다. 기대하는 국민이 어리석을 따름이다. 정치가 국민의 기를 살려주기는커녕 피로도만 높여주고 있다. 국민들이 되레 나라를 걱정하는 판국이다.

거기에 한 언론이 기름을 부었다. 국익은 도외시한 채 대통령의 말실수를 세계에 까발렸다. 그것도 모자라 해당 정부에 확인사살까지 했다. 한국 언론의 행태를 꼬집은 외교관의 SNS 유머글에 헛웃음만 나온다.

<예수의 “죄 없는 자, 저 여인에게 돌을 던져라”라는 발언을 한국언론은 ‘예수, 매춘부 옹호 발언 파장. 잔인한 예수, 연약한 여인에게 돌 던지라고 사주’라고 보도했다. 석가가 구도의 길을 떠나자, 한국 언론은 ‘국민의 고통 외면, 저 혼자만 살 길 찾아나서’라고 보도했다.> 위인들의 언행을 우리 언론은 이렇게 왜곡 보도했을 것이라는 비아냥 글이다. 언론이 쓰레기 취급을 당하는 때다. 정치와 한 통속이라고 비판받아 마땅하다. 언론이 정론직필의 본령만 제대로 지켰어도 일어날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말 실수가 잦은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도는 30%대를 오르내리며 두 달째 바닥권이다. 대통령부터 바뀌어야 한다. 지금이라도 정제된 언어와 행동으로 품격을 갖춰야 한다. 초심으로 돌아가 민심을 살펴야 한다. 뜻이 있으면 길이 있다. 하지만 국격 훼손의 주범인 정치는 어떻게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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