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가림막 뒤 녹슨 철근 모습에<br/>인근 주민들 안전사고 불안 확산<br/>감리단 “쉽게 탈색… 녹 아냐” 해명
포항의 한 아파트 건축현장에서 골조공사에 녹슨 철근을 사용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5일 포항시 북구 A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녹이 슨 것으로 추정되는 철근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A아파트는 지난해 8월 포항시의 착공허가를 받고 사업장 내 옹벽 철거 등 부지조성에 들어갔다. 청약 결과 1천538가구를 모집(특별공급 제외)하는 1순위 접수에서 1만364건(기타지역 포함)의 청약신청이 몰리면서 평균경쟁률 6.74대 1을 기록하기도 했다. 대지면적 8만3천931㎡에 지하 2층·지상 29층 18개동의 대규모의 아파트 단지로 건립되며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이다.
하지만 계속 이어진 장마와 지난 6일 발생한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노출된 철근들이 녹슨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가을장마와 추가적인 태풍에 따른 피해 우려도 낳고 있다.
건축 전문가들은 녹슨 철근은 사용할 경우, 구조물 안전성에 문제가 생긴다고 경고했다. 부착력이 떨어져 콘크리트가 단단하게 붙질 않는다는 것이다. 또 녹은 계속 진행되면서 부피가 늘어나게 되는데, 이는 붙어있는 콘크리트를 밖으로 밀어내는 힘이 생겨 구조물에 균열(금)이 생기게 된다고 경고했다.
국가건설기준센터의 철근 공사 표준시방서에 따르면 장래의 이음을 대비해 구조물로부터 노출시켜 놓은 철근은 손상이나 부식을 받지 않도록 보호해야 한다. 공사현장에서는 기존에 설치된 철근 구조물에 대한 산화 현상을 막기 위해 비닐포장으로 노출된 철근 부분을 감싸야 한다.
주민 이모(38·여)씨는 “건물 골조공사에 녹슨 철근들을 사용한 것이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김모(48)씨는 “광주 신축 아파트 붕괴사고가 떠올라 불안하다”며 “안전한 것인지 알고 싶다”고 했다.
앞서 해당 아파트 업체는 내진을 위한 철근 작업을 제대로 하지 않아 ‘철근 보강’ 지시를 받은 바 있다. 이 때문에 공사기간도 늦춰질 것이란 전망도 나왔었다.
A아파트 감리단 관계자는 “우리 아파트 현장에는 녹슨 철근을 사용하고 있지 않다. 철근은 외부 노출 시 쉽게 변색되기도 한다”며 “철근 보관시설은 별도로 갖춰져 있지 않아서 자재를 수급 받는 즉시 사용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최근 불거진 내진 보강과 관련해서는 “이미 보강을 마쳤고, 극히 일부에 해당한 보강 공사로 공사기간에 지장을 줄만한 사안은 아니다”고 밝혔다.
기자는 현장 업체 측의 답변을 듣기 위해 공사현장을 방문했지만 만날 수 없었다. /이부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