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망월(望月)

등록일 2022-06-15 18:02 게재일 2022-06-16 18면
스크랩버튼
고선주

길마저 몸을 숨겨버린 하늘

 

새벽에 가닿기 전

우리는 별처럼 반짝일 수 있을까

 

아직 폭풍우는 그치지 않았는데

가시 돋은 바람은 언덕 하나 넘었을까

길이 어디냐 물어도 대답 없는 어둠뿐

밤하늘 살갗 뚫고

불그스레한 낯빛 하나가 막 지고 있다.

 

망월, 그 언덕에 (부분)

 

길은 보이지 않고 폭풍우는 그치지 않는 밤. 이는 현 세상에 대한 상징적 표현일 것이다. 하지만 시인은 비록 언제 올지 모를지라도 새벽이 오긴 올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어둠 속의 그림자 되어 달을 바라본다. 달은 새벽의 도래라는 희망을 전망으로 바꾸어주는 상징물이다. 시인은 이 세상에서 그림자처럼 희미하게 존재하지만 그의 희망이 체현된 달을 바라보면서 이 어둠의 현실 너머를 전망하며 살아나간다. <문학평론가>

이성혁의 열린 시세상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