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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經 1

등록일 2022-05-31 18:04 게재일 2022-06-0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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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신선

올 겨울 제일 춥다는 소한(小寒)날

남수원 인적 끊긴 밭 구렁쯤

마음을 끌고 내려가

항복받든가

아니면

내가 드디어 만신창이로 뻗든가

 

몸 밖으로 어느 틈에 번개처럼 줄행랑치는

눈치꾸러기 그림자.

시인은 마음과의 싸움을 선언한다. 싸움의 1라운드는 제일 추운 날로 선택한다. 살을 에는 추위가 정신을 번뜩 차리게 해줄 것이기에. 싸움의 장소는 “인적 끊긴 밭 구렁쯤”으로 정한다. 마음과의 싸움은 고독하게 해나가야 하기에. 하지만 마음과의 싸움을 해보기도 전에 이미 자신의 그림자 마음은 벌써 눈치 빠르게 도망쳐버린다. 마음을 붙잡으려고 하자마자 그 마음은 금방 어디론가 가버리고 없는 것이다.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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