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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를 기울여봐요

등록일 2022-05-25 17:50 게재일 2022-05-26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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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순

귀를 기울여봐요

가슴 깊이 오열하는 설움을 안고

살짝 전하고 싶은

슬픈 얘기가 있어요

칼리포르늄에 쓰러져가는

만 마리도 넘는 물개들

리튬으로 질식해

멀어져 가는 바닷새 목소리

목청 높여

떠들어대지 않아도

속삭이고 싶은 사연이 있어요(부분)

 

가만히 귀를 기울이면, 흙탕물에 묻혀있던 저 안쪽 깊숙한 곳에서 떠오르는 소리들이 들린다. 그 속삭이는 소리들은 “살짝 전하고 싶은/슬픈” 이야기를 전한다. 그것은 인간에 의해 침식당하고 살해당한 자연의 목소리, 물개나 바닷새의 울음소리다. 시인은 저 고통 받는 것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자고, 묻혀 있고 가려져 있던 것들을 다시 발견하자고 말한다. 그 발견은 새로운 삶으로의 길을 비추기 시작하기에….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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