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순
귀를 기울여봐요
가슴 깊이 오열하는 설움을 안고
살짝 전하고 싶은
슬픈 얘기가 있어요
칼리포르늄에 쓰러져가는
만 마리도 넘는 물개들
리튬으로 질식해
멀어져 가는 바닷새 목소리
목청 높여
떠들어대지 않아도
속삭이고 싶은 사연이 있어요(부분)
가만히 귀를 기울이면, 흙탕물에 묻혀있던 저 안쪽 깊숙한 곳에서 떠오르는 소리들이 들린다. 그 속삭이는 소리들은 “살짝 전하고 싶은/슬픈” 이야기를 전한다. 그것은 인간에 의해 침식당하고 살해당한 자연의 목소리, 물개나 바닷새의 울음소리다. 시인은 저 고통 받는 것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자고, 묻혀 있고 가려져 있던 것들을 다시 발견하자고 말한다. 그 발견은 새로운 삶으로의 길을 비추기 시작하기에….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