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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놀이

등록일 2022-05-22 18:09 게재일 2022-05-23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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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철

가슴 안의 치미는 불덩이

꺼지지 않게

내 옛사랑 옛사랑 툭툭 분질러

던지는 것이니

내 옛사랑 옛사랑 따라온

저 바람의 날개짓으로

자꾸 불타오르는 것이니

중심에 오직 하나

그 밖에도 오직 하나

심장마저 깡그리 깡그리 빛으로 드는 것이니

달려온 빛의 등을 빌어 타고

그 안으로 안으로 날아가

꽂히는 것이니

활활 빛을 살라

불이 되는 것이니

 

 

시인은 격정으로 타올랐던 과거의 삶이 지금도 지속되기를 바란다. 그래서 그는 가슴 속 불덩이를 꺼뜨리지 않도록, 예전에 타올랐던 옛사랑에 대한 기억을 땔감 삼아 불을 놓는다. 그러자 사랑으로 벅차게 뛰었던 옛 심장이 불타오르며 빛이 되어 현재에 도달하고, 이로써 과거의 심장은 현재에 재생된다. 이렇듯 들끓었던 격정을 되살리기 위해 백지 위에 과거라는 땔감을 넣어 불을 피우는 것, 이것이 시 쓰기다.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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