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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사람

등록일 2022-05-18 18:23 게재일 2022-05-19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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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명

가스레인지 위에 눌어붙은 찌개국물을 자기 일처럼 깨끗이 닦아줄 사람은

언제나처럼 단 한 사람

어젯날에도 그랬고 내일날에도 역시 그럴

너라는 나, 한 사람

우리 지구에는 수십 억 인구가 산다는데

단 한 사람인 그는

그 나는

별일까

진흙일까(부분)

 

‘내’가 ‘단 한 사람’이라는 발견, 그 발견은 찌개국물을 닦는 나의 육체 활동으로부터 이루어진다. ‘너’는 나의 육체이다. 이 육체의 지속성이 ‘나’라는 ‘단 한 사람’을 구성할 수 있는 지반이다. 나아가 시인은 묻는다. 이 육체는 어떤 물질인가? 별인가 진흙인가? 이 물음은 이렇게 바꾸어 말할 수도 있겠다. 삶의 본질은 단독자의 존재로부터의 승화에 있는가, 단독자로서 타인과 뒤섞이는 이 지상의 현실에 있는가?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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