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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대통령의 출발과 기대

등록일 2022-05-09 18:12 게재일 2022-05-1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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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태 시조시인·서예가
강성태시조시인·서예가

초록빛 향연이 눈부신 계절이다. 연두와 초록으로 넘실대는 산과 들엔 희끗희끗 아카시아꽃이 수를 놓고, 오월의 고운 꿈으로 내려앉는 햇살은 정갈하기만 하다. 생명의 잔치가 시작되는 봄날이 깊어지자 초목은 무엇 하나 거리낌없이 초록의 진영으로 무성해지고 있다. 바람은 부드럽게 쓰다듬듯이 불어오고 때 맞추어 단비(好雨)가 자분자분 내리니, 들판의 농작물은 춤추듯이 반기며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부푼 설렘과 새로운 시작의 봄날은 깐깐오월마냥 활기차고 꿋꿋하기만 하다.

5월의 푸르름 속에 새로운 희망과 기대로 오늘은 제20대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하는 날이다. ‘다시, 대한민국! 새로운 국민의 나라’를 슬로건으로 국민이 소망하며 염원하는 정책을 실천하고, 국민이 행복한 미래를 약속하는 윤석열정부가 국민의 기대와 축복 속에 새롭게 출범하는 것이다. 이른바 공정과 상식이 통하고 정의와 법치가 살아 숨쉬는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고, 국민통합과 화합을 이루며 국민의 뜻을 겸손하게 받들어 나갈 새로운 대통령이 첫 발을 내딛는 의미있는 날이다. 그만큼 국민들의 여망과 성원이 큰 날이기도 하다.

신선한 새 출발은 언제나 설레고 벅차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날이 그렇고 첫 직장에서 첫 월급을 받았을 때의 뿌듯함이 그러하다. 하물며 한 나라의 수장으로 통솔과 최고 지도자의 자리에 오르는 심정은 오죽하랴. 이루 말할 수 없는 자긍심과 함께 막중한 책임감이 느껴질 것이다. 국민들의 축하와 신임을 받은 만큼 요구와 기대에 부응하며 당면한 역할과 리더의 책무를 다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찬반이 대립되고 갈등이 난무하며 이해가 얽힌 작금의 현실은 결코 녹록지가 않다. 그렇기에 늘 지도자의 짐은 무겁고 갈 길은 멀다(任重而道遠)고 하는지도 모른다.

지도자의 길은 지고지난(至高至難)하면서도 지엄(至嚴)하다. 보수와 진보의 틈바귀에 지역과 계층을 아우르고 세대와 성별을 배려하며 균형과 통합을 조율해야 한다. 국민을 살뜰히 섬기면서도 국정철학과 비전을 제시하고 시대정신과 가치를 담아 밝은 미래의 희망을 기약하는 소신이 있어야 한다. 새 정부 출범 때마다 장밋빛 청사진으로 국정운영의 희망을 제시하지만, 임기말에는 대부분 국민들의 기대치와 요구치에 다소의 괴리가 있어 왔다. 그만큼 국정과 위정자에게는 복잡다단함이 많고 민심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래도 새롭게 내딛는 정부에 또 다른 희망을 걸어보는 것은, 어쨌거나 좀 더 나아지고 편안한 삶을 희원하는 대다수 국민들의 바람과 믿음 때문이 아닐까 싶다. 윤석열정부는 특히, 공정과 정의, 통합과 균등을 위한 당찬 의지로 이례적이고 차별화된 정책대안을 마련하는 듯해서 자못 기대가 크다. 이러한 신정부의 순항을 위해서는 늘 국민 앞에 겸손하고 소통을 강화하며 소명과 책임의식으로 임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위정자가 나무 옮기기로 백성들을 믿게 한다’는 사목지신(徙木之信)의 자세로 굳건히 약속을 지켜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도 관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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