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예술활동과 뇌 건강

등록일 2025-11-11 17:25 게재일 2025-11-12 18면
스크랩버튼
Second alt text
강성태 시조시인·서예가

비로소 가을이 왔나 싶더니 어느새 겨울의 문턱에 서 있다. 늦게 찾아온 가을이 잎새를 물들일 틈도 없이, 산간에는 벌써 서리가 내리고 얼음이 얼기 시작했다. 시간과 계절은 그 변화의 속도로 우리를 놀라게 하며, 덧없는 순간의 흐름을 새삼 일깨워준다.

광대한 시간의 속도는 변함없지만, 날씨의 변화에 따라서 계절은 빠르거나 늦어지기도 한다. 대부분 시간의 흐름이 빠르게 느껴지는 이유는 주관적인 경향이 강하겠지만, 무엇인가 해야 할 일들이 많고 바빠서 잠시라도 여유가 없다거나 한가지 일에 몰입해서 정말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게 움직이고 파고들며 궁극적인 시간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오죽했으면 “바빠서 아플 시간조차도 없다”는 말이 생겨났을 정도일까?

굳이 바쁘지는 않더라도 다방면에 활동, 교류하고 무엇인가에 몰입해서 집중적으로 일을 하거나 창작활동을 한다는 것은 흔하지만 누구나 할 수 없는 아름다운 일이다. 나이가 들더라도 누군가를 계속 만나서 대화, 소통하고 좋아하는 일을 하며 무엇인가 추구하고 창작하는 행위는 자신의 삶을 보다 윤택하고 활기차게 만들어 줄 것이다. 예컨대 일상 속에서 가벼운 운동을 지속적으로 한다거나 책을 읽고 글을 쓰며, 노래를 부르고 악기를 연주하고 시낭송을 하고 그림을 그리는 등의 활동은 그다지 아무렇지도 않을 것 같지만 이러한 일련의 작은 움직임과 노력들은 자신의 신체나 건강, 가정, 사회, 문화적인 요소에 큰 변화의 밑거름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사람의 뇌를 자극하고 근력을 키우는 뇌 활동은 몸의 많은 부분에 영향을 줘 신체와 정신건강에 큰 도움을 준다. 심지어 단순한 것 같지만 반복적인 동작과 학습, 집중과 몰입은 인지력과 기억력을 향상시키고 창의력을 증진, 유지시켜 저속노화와 장수에도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고 한다. 이를테면 차를 마시며 살아가는 얘기를 나누고, 성찰과 사유를 하면서 명상에서 젖어 들며, 신체를 움직이는 기능적인 동작과 창의적인 행위를 하는 따위의 제반활동은 뇌와 몸의 탄력을 키우고 활성화시키는 중요한 기제(機制)가 된다고 한다.

특히 창작이 수반되는 각종 예술활동은 음식이나 수면, 운동, 영양 섭취 못지않게 뇌 건강을 위한 ‘영양제’로 부각되고 있다. 정신적 에너지를 예술작품에 집중하는 ‘몰입’의 순간은 명상과 같은 효과를 주고, 뇌에 새로운 자극과 활력을 불어넣는 창작품과 감상이 뇌의 면역력과 회복력을 향상시키며 꾸준한 각도로 자신을 젊고 활기차게 만들어 줄 것이다. 예술이 단지 즐거움과 위로, 희망, 영감 등의 미적인 체험을 넘어 사회적 인지와 정신건강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얘기다. 사람들이 미술관이나 공연장엘 자주 찾고 밤새는 줄도 모르게 애써 창작과 집필에 빠져드는 이유이기도 하다.

문화 예술적인 체험과 활동을 즐기는 사람은 눈빛과 표정부터 다르다. 늘 젊고 활기차게 긍정적인 자세와 적극적인 삶을 추구하고 있다. 운동으로 몸을 단련하여 근육을 키우듯이, 창작과 예술활동으로 뇌의 근력을 키우며 몸과 마음의 건강을 가꾸면 어떨까?

/강성태 시조시인·서예가

心山書窓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