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설산(雪山)성인봉 등반에 나섰다가 지난 17일 하산 도중 실종된 A씨(남·71·경기도)가 등산로를 벗어난 엉뚱한 곳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실종 7일 만인 23일 오전 11시쯤 울릉경찰서수색팀에 의해 바람등대(해발 800m)하단부 봉래폭포 계곡을 지나 산림욕장(봉래폭포 화장실 뒤편) 편백나무 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가 발견된 지역은 애초 실종된 지역으로 추정되는 성인봉 등산로 바람등대에서 아래로 내려와 봉래폭포 뒷 계곡을 건너 말잔등(해발 961m) 기슭을 따라 옆으로 한참 나와야 하는 지역이다.
따라서 성인봉 등산로와는 전혀 다른 방향이다. 길을 잃을 경우 산맥(릿찌)이나 산 옆을 통해 밑으로 내려오면서 하산하는데 계곡까지 완전히 내려와 봉래폭포 뒤를 통해 다시 다른 산 옆을 따라 하산한 것으로 보인다.
산악전문가들에 따르면 산을 잘 아는 A씨는 성인봉 등산로 바람등대 부근에서 울릉읍 저동리마을이 보이자 무조건 아래로 봉래폭포 뒤까지 내려온 뒤 다시 옆으로 이동, 하산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A씨는 지난 17일 오후 성인봉 등산로 바람등대 부근에서 지인에게 길을 잃은 것 같은데 KBS 울릉중계소 표지와 공군부대 레이더 기지가 보인다며 알아서 내려가겠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울릉119안전센터, 울릉산악구조대, 울릉경찰서는 A씨 실종신고가 19일 접수되자 이날 오후부터 바람등대를 기준으로 봉래폭포계곡까지, 말잔등에서 계곡까지, 바람등대, 돌봉에서 삼각산, 안평전 등 4~5 차례 걸쳐 수색했다.
23일에도 울릉산악구조대와, 울릉119안전센터는 성인봉 등산로 바람등대부근에서 팔각정, 안숯마당주변으로 수색을 진행하던 중 봉래폭포 인근을 수색하던 울릉경찰서 수색팀(팀장 고춘조 경무과장)에 의해 발견됐다.
울릉119안전센터는 A씨의 시신을 수습해 울릉군립보건의료원 장례식장으로 옮겼다. 한편, 울릉경찰서는 A씨의 자세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김두한기자kimd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