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희
혀에서 가시가 돋는다
가시 속에서 꽃이 핀다
입은 커다란 정원
꽃들이 길을 연다
시인을 시 쓰기로 이끈 것은 가시로 돋아난 마음의 고통들일 것이다. 하지만 시는 그러한 고통의 토로로만 써지지 않는다. 시는 이 고통 속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할 때, “가시 속에서 꽃이 핀다”는 것을 발견할 때 비로소 시는 써질 수 있다. 이 발견은 가시들이 돋은 입 안이 ‘정원’이 될 수 있다는 깨달음을 낳는다. 고통 속의 아름다움-정원의 꽃-을 돌보다 보면 꽃들이 길을 열기 시작할 것이며, 그 길을 통해 비로소 시의 말들은 입 밖으로 나올 수 있게 될 것이다.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