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경북지역 작년대비 5% 증가… 인명피해도 늘어나<br/>인적과실로 인한 사고 대부분… 철저한 대책 마련 시급
경북 동해안지역에서 해마다 크고 작은 선박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매년 수백 건이 넘는 선박사고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 만큼, 철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2일 포항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달 21일까지 지역에서 발생한 선박사고는 모두 230건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20년 한 해 동안 발생한 사고(219건) 보다 5%(11건)가량 소폭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는 더 큰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선박 사고로 인해 발생한 사망자수는 모두 2명이고, 실종자는 단 1명도 없었다.
반면 올해의 경우 4명이 숨지고, 4명이 실종됐다.
이처럼 올해가 지난해보다 인명피해가 더 큰 이유는 올초 발생한 거룡호 전복사고 때문이다.
앞서 지난 2월 19일 오후 6시 46분께 경주시 감포읍 동방 42㎞(23해리)에서 홍게잡이 어선 구룡포 선적 거룡인호(9.77t급)가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침수됐다.
수색 당국은 함정 22척과 민간선박 22척, 항공기 12대 등을 동원해 대대적인 수색작업을 벌였다. 해경은 사고 신고 접수 후 40여 시간 만에 어선 뒤편 어창에서 기관장 A씨(56)를 발견했다. 당시 A씨는 의식은 있었지만 의사소통은 불가능했고, 저체온 등을 호소하는 상태였다. 다행히 A씨는 포항에 있는 종합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은 뒤 기력을 되찾고 건강을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발견되기 전인 1시간 전에 베트남 선원 B씨(37)도 거룡호가 침수된 인근 바다에서 발견됐다. 하지만 B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진 뒤 끝내 사망 판정을 받았다.
포항시 사고수습 지역본부는 실종자 가족들과 협의를 한 뒤 4일 만에 거룡호를 예인했다. 실종자 4명은 끝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거룡호 선박 사고 이후에도 선박사고는 계속 발생했다.
지난 4월 24일 오전 1시 19분께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석병2리항 1.5㎞ 해상에서 23t급 연안통발 어선 C호가 침몰했고, 6월 20일 오후 4시 34분께 포항신항 앞 해상에서 D화물선의 기관실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했다. 다행히 두 사고 모두 인명피해는 없었다.
해양수산부 해양안전심판원이 공개한 ‘해양사고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6년 2천307건이던 해양사고는 2020년에 접어들어 3천156건으로 늘어났다.
사고의 원인은 인적과실로 인한 사고가 대부분인 것으로 집계됐다. 또 사고 종류별로는 선박 기관손상에 의한 사고가 다른 사고에 비해 월등히 많았다.
최근 5년간 발생한 해양사고 총 1만3천687건 중 선박 기관손상에 의한 사고가 무려 4천215건을 기록했다. 이어 부유물 감김 1천572건, 충돌 1천238건, 침수 944건, 추진축계손상 946건, 안전사고 884건 등을 차지했다.
중앙해양안전심판원 측은 “기상악화로 인한 사고뿐만 아니라, 출항준비 불량이나 부적절한 화물적재 등 안전관리소홀도 상당 부분 차지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포항해양경찰서 관계자는 “올해의 경우 화재·전복·침몰 사고와 같은 다양한 대형사고가 자주 발생했지만, 신속한 대응으로 피해가 최소화됐다”며 “동해안(포항권)은 2∼3년 주기로 충돌·전복사고와 같은 대형 해양사고가 발생하고 있어 다양한 맞춤형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