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봉옥
저녁노을이/ 제 몸을 홀라당 태우고/ 사라져가듯이/ 죽을 때까지/ 뜨겁게 사랑하고 싶다
황소바람 부는 겨울에도/ 가슴 한켠에/ 꽃망울 밀어 올리고/ 오래오래 속닥이고 싶다
떠나야 할 때 오거든/망망대해에 배 한 척 띄우듯이/ 꽃잎 같은 목숨/ 가만히 가만히/ 허공 속에 뿌리게 하리라/ 그리하여/ 허공 속에서 노를 젓는 나비가 되어/ 저 세상으로 훨훨 날아가리라
죽을 때까지 사랑하면서 사는 것, 그것은 노을처럼 “제 몸을 홀라당 태우고 사라”지면서 사는 삶이다. 그렇게 사랑으로 삶을 태우기 위한 불쏘시개가 시 아닐까. 시인은 시의 힘으로 중력을 이기고 꽃망울처럼 자신의 삶을 하늘로 밀어 올리게 될 것이다. 그의 삶이 사랑으로 다 소진되어 지상을 떠나게 될 때, 그는 비로소 중력에서 완전히 해방되어 “저 세상으로 훨훨 날아가”는 나비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