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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에 10년간 안 보이던 참다랑어가

김두한기자
등록일 2021-12-09 19:43 게재일 2021-12-1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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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과원, 알 17개·치어 두 마리<br/>DNA 분석 통해 최종적 확인<br/>최근 큰 폭 수온상승 때문인 듯<br/>오징어·대게 등 급감하는 상황<br/>지역 어민에 새 희망 될 가능성

지구온난화에 따른 수온 상승으로 동해안에 온대성 어종인 참다랑어 서식 환경이 조성되고 있어 동해안 어민들이 크게 반기고 있다.

수온상승에 따른 해양생태계의 급속한 변화와 현대화한 어구어법을 이용한 남획 등으로 오징어와 대게 등 동해안 연안 어자원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어자원고갈로 어업생산기반을 잃은 동해안 어민들에게 고가의 참다랑어 서식은 새로운 소득 증대의 희망을 심어주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 독도수산연구센터는 지난 8월 독도 주변 해역에서 수산자원분포조사를 하던 중 참다랑어의 알과 자어(어린 물고기)를 채집했다고 9일 밝혔다. 채집된 참다랑어 알은 17개, 어린 참다랑어는 2마리였으며 DNA 분석을 통해 최종적으로 확인했다.


수과원은 2010년부터 매년 우리나라 연근해에서 참다랑어의 산란장을 조사해 왔으나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알과 새끼가 발견된 적이 없었다고 밝혔다. 수과원은 최근 5년간(2016∼2020년) 연근해에서 30㎏ 이상의 대형 참다랑어 어획 비율이 26% 증가한 데 이어 독도 해역에서 알과 어린 물고기 출연이 확인됨에 따라 독도 주변 해역에 산란·성육장이 생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처럼 독도를 비롯한 동해안에 참다랑어 서식 환경이 조성된 것은 해수 온도 상승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최근 우리나라 바다의 평균 표층 수온은 1968년 16.1도에서 2020년 17.4도로 53년간 약 1.3도 올랐다. 동해 표층 수온은 15.9도에서 17.8도, 남해는 17.9도에서 19.2도, 서해는 14.4도에서 15.3도로 전 해역의 표층 수온이 서서히 상승하는 중이다. 특히 올 여름 동해안 수온은 관측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7월의 동해 평균 해수면 온도는 22.2도로 기록돼 지난 30년 동안의 평균보다 2.7℃나 높았다. 최근 40년 중 가장 높은 수치일 뿐 아니라 같은 기간 전 지구 해수면 온도가 0.3도 상승한 점을 감안한다면 매우 큰 상승폭이다.


최근 동해안 바다 온도가 올라가면서 올해 강원도에서 잡힌 참다랑어 거래량도 크게 늘었다. 10㎏미만 소형 참다랑어뿐 아니라 30㎏ 이상 대형 참다랑어도 거래됐고, 올해 8∼9월 사이 강릉수협에서는 하루 최고 550마리까지 거래된 것으로 조사됐다.


수과원 관계자는 “독도 주변 해역은 한류와 난류가 만나는 곳으로 플랑크톤이 풍부하고, 해조 숲이 잘 조성돼 수산생물의 산란·성육장으로서의 가치가 높게 평가되는 곳”이라고 말했다.


서해안의 수온 상승은 동해의 대표어종인 오징어의 서식환경 변화로 이어졌다. 수온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서해의 수온이 올라가면서 동해안에 주로 서석하는 오징어가 서해로 옮겨 간 것이다. 지난 7월엔 충청남도 태안지역에서 오징어 어획량이 크게 증가하기도 했다.


울릉도채낚기선주협회 선장 박모씨(60)는 “동해안의 대표 어종이었던 꽁치와 명태가 사라진지는 이미 오래됐고 현재 주로 어획하고 있는 오징어와 대게도 갈수록 어획량이 줄어들고 있어 앞길이 막막하다”며 “고가의 고급어종인 참다랑어가 동해안에서 서식하는 환경이 조성되면 동해안 어민들에게 매우 반가운 일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울릉/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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