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울릉크루즈취항 안 했으면 울릉도 뱃길 6일째 묶여…동해 전 해상 6일간 기상특보

김두한 기자
등록일 2021-11-12 16:47 게재일 2021-11-12
스크랩버튼
풍랑주의보에서 동해를 힘차게 해쳐나가는 신독도진주호
풍랑주의보에서 동해를 힘차게 해쳐나가는 신독도진주호

울릉도 해상은 물론 남해 가까운 바다를 제외한 우리나라 전 해상에 12일 현재 6일째 풍랑주의보, 경보 등 기상특보가 내렸다.

울릉크루즈의 2만 t급 여객선이 취항하지 않았다면 울릉도주민들은 지난 7일부터 12일까지 6일간 육지 발길이 끊겼다. 13일도 특보해제가 불투명하다. 썬플라워호(2천394t, 정원 920명)가 운항했어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신독도진주호(총톤수 1만9천988t, 승객정원 1천200명, 차량170대 포함 화물7천500t)는 이 기간 풍랑경보를 제외하고 7일, 9일, 11일 운항, 울릉도주민들은 생전 처음 신세계를 경험했다.

풍랑주의보에도 포항영일만항국제부두에서 울릉도에 들어가기 위해 신독도진주호에 승선하는 승객
풍랑주의보에도 포항영일만항국제부두에서 울릉도에 들어가기 위해 신독도진주호에 승선하는 승객

신독도진주호는 7일 644명, 9일 656명, 11일 1천33명(울릉도주민 121명)을 싣고 울릉도에 들어왔다. 12일 울릉도에서 출발할 때도 845명(울릉주민 330명)을 실었다.

특히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12일(금요일) 밤 11시에 포항영일만항국제부두를 출발하는 신독도진주호의 선표는 매진됐다. 풍랑주의보가 내렸는데도 관광객이 이렇게 들어온다는 것은 신독도진주호가 아니면 상상도 못할 일이다.

무엇보다 울릉주민 A씨의 부친이 지난 9일 육지 요양병원에서 돌아가셨다 하지만 육지로 나가 장례를 치르고 12일 유골을 모셔와 부친과 함께했던 이웃과 작별인사를 하고 고향에 모셨다.

동해상에 풍랑주의보로 바다 날씨가 매우 좋지 않지만 신독도진주호에서 커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승객
동해상에 풍랑주의보로 바다 날씨가 매우 좋지 않지만 신독도진주호에서 커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승객

아들들이 모두 울릉도에서 살고 있는데 신독도진주호가 운항하지 않았다면 아버지의 장례는 기약 없이 늦춰질 수밖에 없었다, 과거에는 이 같은 일이 비일비재했다.

또한, 위드 코로나로 미뤄졌던 결혼식 앞다퉈 진행되면서 주말인 13~14일에는 울릉주민 및 울릉도 친인척 관련 결혼식이 포항, 대구 등지에서 많다.

소형여객선이 운항했다면 본인은 물론 친인척이 결혼식에 참석하지 못하거나 적어도 10일 전에 육지로 나와야 참석할 수 있었다. 과거 혼주없이 결혼을 치룬일이 한 두건이 아니다,

풍랑주의보가 내린 바다는 파란 색으로 표시되고 있다. 11월 12일 오전 11시 현재
풍랑주의보가 내린 바다는 파란 색으로 표시되고 있다. 11월 12일 오전 11시 현재

하지만 아무런 어려움없이 참석하게 됐다. 이처럼 대형전천후 여객선이 운항하면서 울릉도주민들의 경비 경감은 물론, 자식이나 친지로서 할 수 있는 도리를 하게 됐다.

또한, 관광객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금요일(12일) 밤 11시 포항에서 출발하는 울릉크루즈 선표는 매진됐다. 지난 11일 신독도진주호 승객 1천33명 중 900여 명이 관광객이었다.

풍랑주의보가 내려 소형여객선 운항에 통제됐는데 약 2천여 명의 관광객이 울릉도에 들어왔다. 울릉크루즈가 운항하지 않았다면 울릉도에 들어오지 못했을 관광객들이다.

풍랑주의보 속에도 승객을 싣고 울릉도를 떠나는 신독도진주호
풍랑주의보 속에도 승객을 싣고 울릉도를 떠나는 신독도진주호

12일 풍랑주의보가 내린 가운데 울릉(사동)항을 오전 11시에 출발한 신독도진주호는 파도가 상당히 높은데도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라운지나 커피숍, 식당에서 커피를 마시며 담소를 하거나 식사를 했다.

이처럼 울릉도주민들이 열망하던 전천후 여객선 운항이 생활의 안전과 삶의 윤택함을 가져왔다. 신독도진주호의 운항은 울릉도 주민들에게는 신천지고 절 때 적이다.

주민 A씨는 “이제 사는 것 같다. 하지만, 이것은 국민이 누려야할 최소한의 삶이다”며“울릉크루즈가 운항하기 전에는 인권을 유린당한 것이다. 전천후 여객선이 잘 다닐 수 있도록 정부가 도서민 복지 차원에서 뒷받침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

동부권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