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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압리 나무 6

등록일 2021-11-11 20:08 게재일 2021-11-12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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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희

낮은 구름 한 무리 먼 곳에서 가까운 곳으로

 

그날의 기억이 도착했다

 

 

 

문득 뒤를 돌아보는 창으로부터

 

강물 우는 소리를 들었다

 

울음은 말이 되지 못한 눈물이었을까

 

 

 

어제는 밥상을 끌어안고 숨을 참았다

 

눅눅한 반찬으로 오래된 문장이 터질 것 같았다

굳이 기억하지 않으려고 해도 갑자기 떠오르는 기억이 있다. 위의 시의 ‘도착’한 기억이 그러한 기억일 것이다. 이 기억을 전달받은 시인은 “문득 뒤를 돌아보”고, “강물 우는 소리를” 듣는다. 말로 표현하지 못하고 눈물만 흘리게 만드는 서러운 기억들. 이러한 말 못할 기억들은 마음 깊이 새겨진 “오래된 문장”에 스며들고, 그 슬픈 기억들이 터지려는 울음으로 전화되면서 그 문장 역시 폭발할 듯 팽팽해진다.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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