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남 안동 종가음식연구원장<br/> 메뉴 개발·논문 작성 등 종횡무진<br/>“안동 종가음식 우수성 알리고파”
국내 전통음식문화가 발달된 안동에서 1호 조리기능장이 된데 따른 부담감에 어깨가 무겁기 때문이다.
요리업계에서는 조리기능장 시험을 ‘조리계의 사법시험’이라고 부를 정도로 합격하기가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시행한 제70회 한식 조리기능장 시험에 전국 246명의 요리 실력자들이 도전했다. 이중 35명만이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박 원장도 2015년 첫 도전에 나선 뒤 지금까지 7번 실패하고 8번 만에 시험을 통과했다.
예천이 고향인 박 원장은 음식 솜씨가 좋았던 친정어머니 덕분에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음식 만드는 일에 각별한 관심을 가지게 됐다.
대학 졸업 후 안동의 진성 이씨 집안에 시집 가 안동 음식에 조예가 깊은 시어머니에게서 많은 가르침을 받았다.
건진국수, 콩가루국, 안동식혜 만드는 법은 물론 된장·고추장 담그기, 도토리묵 쑤기, 막걸리 빚기 등 조리전문가가 되기 위한 발판을 다지는 귀중한 경험을 했다.
아이들이 어느 정도 성장한 30대 초반에 요리 전문가가 되겠다는 일념으로 무작정 요리학원에 등록하면서 본격적으로 요리계에 발을 내디뎠다.
학원에서 배운 지 얼마 안 돼 양식 조리사 자격시험에 합격한 데 이어 한식, 중식, 일식, 복어, 제과·제빵까지 거의 한 달에 한가지씩 독학으로 조리사 자격을 취득하는 등 숨은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러나 한식 조리기능장은 쉽게 딸 수 있는 자격증이 아니었다.
한식, 양식 등 조리사 자격증을 일사천리로 따낸 터라 내심 자신이 넘쳤으나 생각보다 벽이 높았다.
7번이나 떨어지는 아픈 경험은 한식 조리를 더 깊이 알고 이해할 수 있게 해 주었다.
예미정 안동종가음식체험관에서 전통메뉴 개발 등에 힘쓰고 있는 그는 올해 대구가톨릭대 대학원에서 외식산업학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안동 종가음식 관련 학위 논문을 작성 중이다.
바쁜 시간을 쪼개 종가음식 레시피 100선을 책자로 발간하기 위한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그는 종가 음식이 단순히 음식이 아니라 상차림의 멋, 의관을 갖춰 입고 상을 대하는 식탁예절, 종부의 격조 높은 셰프 정신 등이 어우러진 결정체로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는 품격 있는 우리 고유의 문화 자산이라고 자부했다.
박정남 원장은 “요리 연구에 더욱 매진해 몸에 이로운 양질의 음식을 만드는 한편 안동 종가음식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일도 열심히 하고 싶다”고 말했다.
/장유수기자
jang7775@kbmaeil.com